민간공원 조성 특례, 타당성 검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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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봉공원은 제주시민들의 보금자리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해안 절경과 어우러진 산책로는 건강을 도모하는 이들에게 길 이상의 의미를 상징한다. 3년 앞으로 다가온 ‘공원 일몰제’는 이곳 역시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공원부지의 50%가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에서 해제되면 개발 붐에 몸살을 앓을 것은 불문가지다. 공원부지가 토막나고 귀중한 녹색인프라가 대책 없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얘기다.

공원 일몰제는 2020년 7월부터 적용된다. 지정 후 20년간 변화가 없으면 공원지구에서 자동 해제된다는 의미다. 현재로선 대안이 없어 도심 허파 역할을 해온 녹지대 보존에 비상등이 켜진 거다. 개발사업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공원 조성 특례’ 제도를 도입하는 논의가 시작돼 주목을 끈다. 제주도의회가 지난 14일 도시공원 해소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제시된 민간투자 방식은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30%는 주거·상업 용도로 허용하는 내용이다. 난개발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고육책인 셈이다.

3년 뒤 사라지게 될 도시공원은 39곳으로 면적은 351만㎡다. 도내 전체 도시공원 991만㎡의 35%에 해당한다. 우도(618만㎡)의 절반을 차지하는 면적이다. 이를 포함해 매입해야 할 사유지는 500만㎡에 이른다. 역시 돈 문제가 걸린다. 매입 추산액만 5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제주도의 재정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다.

공원은 도시의 건강성을 담보하는 자산이다. 근래에는 도시 온난화로 공원 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가는 마당이다. 단순한 쉼터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다음 세대도 함께 누려야 할 공공자원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그런 면에서 공원부지를 해제하는 일몰제는 이제 시민에게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마찬가지다.

바람직한 건 일몰제가 전국적인 사안이고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차선책으론 도의회가 최근에 시동을 건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고려하는 일이다. 거기다 불요불급한 공원은 과감히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남은 기간은 3년도 채 안 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민 합의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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