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팝아트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고 있다.
갤러리2 중선농원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12월 23일까지 ‘이동기 언플러그드’展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열린 ‘백남준 언플러그드’展에 이은 자리로, 작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작가는 동시대 대중문화와 현대미술의 흐름에 반응하며 한국 미술계의 팝아트를 개척해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93년 일본의 만화 주인공인 ‘아톰’과 미국 디즈니랜드의 만화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를 합성시켜 만든 ‘아토마우스’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버블 시리즈와 드라마 시리즈, 추상화 등으로 꾸며졌다.
버블 시리즈의 경우 미국과 일본의 대중문화가 혼성된 한국사회를 상징하는 아토마우스가 형태와 색을 변형하며 자가 증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작화법으로 한국 드라마의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수집한 장면 중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를 선택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을 담으며 드라마의 통속성과 허구성을 드러냈다.
이와 정반대로 추상화는 스프레이를 사용해 이미지나 형상을 의도적으로 배재, 화폭에는 분사된 스프레이 페인트의 흔적만이 안착돼 있다.
이와 함께 작가의 절충주의(eclecticism) 작품인 ‘파워세일’이 내걸리며 눈길을 끈다.
절충주의는 다양한 시각적 스타일 또는 서로 이질적이고 모순돼 보이는 내용이 하나의 작품 안에 공존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특히 이 세상의 이미지를 작가의 해석이나 기법적 통일을 이루지 않고 ‘있던’ 그대로 묘사하며 화가가 갖는 캔버스에 대한 표현의 과잉과 내면의식의 과장을 반대한다.
문의 755-2112.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