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
한가위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
  • 제주신보
  • 승인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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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대우
한가위 추석이 바로 코앞이다.

그동안 멀리 떨어져 생활했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오순도순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우고, 타향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가 고향을 찾아 친구들과 만나 그동안 살아온 얘기를 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추석.

특히 올해는 정부가 10월 2일(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최장 10일에 이르는 황금연휴다.

그동안 산업화, 핵가족화로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추석 차례의 의미가 많이 퇴색돼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외 관광지에서 추석 차례를 겸한 여행을 즐기는 가구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상 최고의 10일이라는 긴 연휴로 추석 당일 차례를 지내고도 해외여행길에 나서기에 충분하다.

올 추석 연휴 기간 제주에 52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써부터 항공권, 호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또한 이 기간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서는 내국인은 최대 1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명절 기준 역대 최고치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가족과의 만남, 그리고 국내외 여행 등으로 모두가 기다려지는 한가위 추석이다.

하지만 올해 황금연휴 추석이 그리 반갑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우선 직원들의 월급과 추석 보너스 등을 지급해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 대표들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도내 4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자금 수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 업체의 절반가량인 48.9%가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24.3%의 업체가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올해는 전년보다 24.6%포인트 높아 많은 업체들이 추석 자금 사정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금난의 원인이 ‘매출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아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여서 그 심각성이 크다.

또한 학교나 부식업체 등에서 급식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 아이들 역시 추석이 썩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이번 추석은 10일이라는 긴 연휴로 학교도 문을 닫고, 부식 제공업체 역시 휴무가 예상돼 자칫 끼니를 거를 우려가 높다.

행정당국에서 이들 결식 우려 아동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이들을 대상으로 부식과 밑반찬을 29일까지 제공하는 한편 아동급식 지도·점검반을 편성해 급식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식재료 유통기간 준수 및 위생관리실태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연휴 시작과 함께 이들 아이들은 혼자 혹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함께 제공받은 부식과 밑반찬으로 외롭게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긴 연휴 탓에 자칫 굶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취업준비생 역시 가족 및 친지들과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추석이 고역이다.

취업을 걱정해주는 가족과 친척을 만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며, 어차피 취업이 안 된 상태여서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취업준비생 38.3%가 추석에 고향에 가지 않고 취직 준비나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추석에 가족과 친지들 모임에 가지 않은 이유는 역시 취업이 안 됐기 때문.

우리의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해주는 환경미화원들도 이번 추석 황금연휴가 달갑지만은 않다.

과일 포장상자, 선물포장지, 추석 음식 등으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생활쓰레기가 쏟아지기 때문에 명절이라도 하루 제대로 편히 쉬지도 매일 출근해 수거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웃과 연휴에도 묵묵히 일하는 우리 주위의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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