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 가족 부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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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기전-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추석 명절이 코 앞이다. 추석 차례상에 올릴 음식 장만 생각을 하면 벌써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주부들이 많다고 한다. 이 스트레스의 해결방법은 가족 모두가 함께 차례상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원래 양반가의 종손 집은 차례 준비를 남자들이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산적과 과실, 포는 남자의 몫이었다고 한다.

다만 전(煎)은 여자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 육원전이나 화양적처럼 준비과정이 복잡한 전보다는 좀 더 조리법이 단순한 전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원래 제주에서는 복잡한 전을 부치지 않았다. 북부기전은 장을 보면서 순대 군것질을 하면서 삶은 돼지 허파를 조금만 장만하면 된다. 더구나 북부기전은 궁중음식이다.

‘북부기’란 허파를 이르는 제주 사투리로 흔히들 ‘화나게 한다’는 표현을 제주도 사투리로 “북부기 데싸졈져!”라고 하는데 ‘데싸졈져’는 ‘뒤집힌다’의 제주도식 표현으로 직역하면 ‘부아가 치민다’와 같다. ‘허파’의 고전적 표기가 ‘부아’이고 제주도식 표현이 ‘북부기’인 것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북부기전은 제주사람들의 대소사에서 빠지지 않는 돼지를 추렴한 후 그 부산물을 다양하게 활용한 예를 보여준다. 내장으로는 수애를 만들고 장간막은 몸국에 넣고, 허파와 간은 전을 부쳐서 내장 한 점도 허투루 버림 없이 모두 사용해 참석한 사람 모두 나누어 먹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돋보이는 음식이다.

그런데 이 북부기전이 조선시대 궁중음식 가운데 똑같은 음식이 있다. ‘부아전’이라 하여 재료명이 나타나 있으며 제조법 또한 북부기전과 똑같다. 궁중의 전은 그 자체로도 즐겨 먹었으나 우리가 흔히 ‘신선로’라고 알고 있는 ‘열구자탕’을 만들어 먹을 때의 내용물로도 활용된다는 점이 다른 점이라 하겠다.

국토 최남단 변방의 서민들의 음식 가운데 궁중음식과 똑같은 음식이 존재한다는 것은 의외가 아닐 수 없다. 다른 전에 비해서 조리법도 단순한 편이다.

 

▲재료

삶은 돼지 허파 150g·달걀 2개·소금·후추 약간씩·메밀가루 2분의 1컵·식용유·참기름

▲만드는 법

①삶은 돼지허파는 0.5cm 정도 두께로 썰어둔다.

②썰어 놓은 허파에 소금, 후추, 참기름를 뿌려 둔다.

③메밀가루는 한 큰술 정도를 따로 덜어 놓고 나머지는 동량의 물을 넣어 잘 풀어 달걀도 소금 간 해서 잘 풀어 놓는다.

④간이 배인 허파에 덜어놓은 메밀가루를 묻히고 풀어놓은 메밀 옷을 적셔 전을 부치고 다시 달걀을 앞뒤로 묻혀 한 번 더 부친다.

▲요리팁

①허파는 신선한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②메밀 옷을 입혀서 지지다가 달걀물을 수저로 떠서 살짝 끼얹으며 지져도 된다.

③집안에 따라서는 메밀가루를 묻히고 바로 달걀만 입혀서 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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