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제주도를 위하여!”, “경허주!”


지난달 중순께 중국 상하이의 대표적인 한인타운인 훙취안루의 한 식당에서 울려 퍼진 우렁찬 건배사다.


“잘 지내셨수과”, “기여게.” 중국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인 상하이에서 정겨운 제주도 사투리가 시끌벅적했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제주의 선후배와 가족들 30여 명이 두 달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재상해제주도민회(회장 고동철) 9월 정기모임이 열린 자리였다.


상해도민회는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도민회 형식으로 결성된 조직이다.  2004년 처음 여섯 명의 제주 출신 선후배들로 출발해 14년이 지났고, 현재는 등록된 회원이 70여 명으로 늘었다.


제주에 본적을 두거나, 제주에 주소를 두었었거나, 부모 또는 배우자·직계가족이 제주사람이면 상해제주도민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상해도민회는 매 홀수 달 두 번째 주 토요일에 정기모임을 갖는다. 사실 정기모임은 두 달에 한 번이지만 한 주에도 여러 차례 서로 얼굴을 보는 사이다.


상해도민회는 상해지역 뿐만 아니라 인근의 소주, 항주 등 중국 화동지역에서 생활하는 제주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도민회에는 무역업을 중심으로 물류업과 유통, 은행, 서비스, 유학생 등 다양한 제주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


상해도민회는 1대 김영택 회장을 시작으로 2대 고희정 회장, 3대 김부현 회장, 4대 정성태 회장, 5대 문승환 회장, 6·7대 고동철 회장까지 7대 임원진을 거쳤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5년이 지났지만 제주 사람들의 중국 진출과 생활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한 중국 내에서 외국인이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생활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나 최근에는 사드 영향까지 미치고 있다.


실제 상해도민회 내에서 5년 이상 체류하고 있는 회원은 30명 정도 수준이다.


상해도민회가 다른 해외지역 도민회처럼 완전히 조직화되지는 않았지만 십 수년이 흐르면서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상해도민회는 보다 폭넓고 다양한 친목 활동을 위해 젊은 청년들이 함께하는 ‘놀멍쉬멍모임’, 여성들이 뭉친 ‘비바리모임’, 전·현직 임직원과 선배들이 만나는 ‘시니어모임’, 운영진모임 등을 별도로 구성해 친목과 우의를 쌓아가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상해제주도민회 이름으로 상해한국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상해도민회 사람들은 중국에서 생활하는 제주 사람들을 서로 감싸 안고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제주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에 이주한 사람을 비롯해 중국에 유학을 온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의 폭을 넓히고 있다.


부종철 총무는 “중국에서 생활하는 게 쉽지 만은 않지만 모두 워낙 끈끈하게 뭉쳐 있다”며 “먼저 정착한 사람도 힘들었다. 서로 감싸안고 챙기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상해제주도민회는 제주도 행정기관과는 아직 별다른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등록되거나 활동하고 있는 해외 제주도민회가 아니고, 아직 대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력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 차원의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상해제주도민회가 중국에서 조직된 유일한 도민회일 뿐만 아니라 제주 사람들이 하나로 뭉치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해도민회 사람들은 고향 제주에 대해 늘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제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고동철 회장은 “제주는 저희들 같은 입장에서는 돌아가야 할 고향”이라며 “‘제주도 다움’을 꼭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강재병 기자 kgb91@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