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개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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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국장대우
길거리의 개가 너무 배고프면 어떤 현상을 보일까.

사람에게 다가가는 개도 있다.

최근의 일이다.

한 식당 앞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전혀 모르는 개가 다가왔다.

개를 키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품종인지도 모른다.

그저 하얀 개, 검은 개, 노란 개 등으로 나뉠 뿐이다.

하얀 개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뱃가죽이 등에 붙을 만큼 배고픈 거였다.

전혀 모르는 나에게 와서 밥 달라는 거다.

마침 주변에 24시간 편의점이 있어서 먹을 걸 사주기로 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소시지를 먹여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배고파서 한 번에 주면 체할 수 있으니 아주 작게 쪼개서 나눠주란다.

그렇게 해서 소시지를 주니, 씹지도 않고 삼키는 것 같았다.

얼마나 배고팠으면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똥개야 짖어라, 셰퍼드는 잔다.’

1970~1980년대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아마 이런 말을 한 번쯤은 했으리라.

독재정권 시절이어서 선거 때마다 여당 후보를 찍으라는 군 간부의 압력이 있을 때도 이런 말을 중얼거렸으며, 군 간부나 치는 군 골프장에서 잡초를 제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을 때도 이런 말을 했으리라.

여기에서 똥개는 말도 안 되는 지시를 내리는 군 간부다.

물론 셰퍼드는 자기 자신이다.

자기 위안 삼기에는 참 좋은 말이다.

▲개는 가만히 있는데 사람들이 처지에 따라 개를 불러내곤 하는 것이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도착하고는 독설을 쏟았다.

“개가 짖어도 행렬은 계속된다.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했다면 그건 개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 밑에서 일하는 보좌관들이 불쌍하다”며 김정은을 개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 외무상의 독설로 개의 잔상이 머리에 남았기 때문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대중연설에서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전 국가 제창 때 일어서지 않고 무릎을 꿇은 선수를 향해 “개××”라고 욕설을 날렸다.

어떤 개는 배고프면 사람을 찾을 정도로 사람을 신뢰하는데….

인간세상에서 툭하면 개싸움이 벌어지는 것을 개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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