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운동장이 유해물질 범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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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산하 공공체육시설 운동장에 대한 중금속 검사 결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특히 납 성분의 기준치 초과율은 도를 넘어섰다. 우레탄 트랙의 65%와 인조잔디 운동장의 72%가 유해물질 기준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자체의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 운동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다.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 조사 결과를 보면 양 행정시가 운영하는 체육시설 20곳 중 13곳(65%)에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강창학종합경기장 A구장의 경우 납 성분이 기준치 90㎎/㎏의 25배에 달하는 2230㎎/㎏이 검출됐다. 이외 한림종합운동장 트랙은 25배, 구좌체육관 트랙은 12배를 각각 초과했다.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조사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많았다. 도내 25개 시설 가운데 72%인 18곳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 납 성분의 경우 조천 전천후게이트볼장 6607㎎/㎏, 대정문화체육센터 축구장 5466㎎/㎏, 위미전천후게이트볼장 2055㎎/㎏ 등으로 기준치를 최고 70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귀포축구공원 운동장에선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허용치에 비해 11배나 많이 검출됐다.

이 모두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는 관리가 편하고 먼지가 날리지 않는다는 편리성을 이유로 도내 곳곳의 운동장에 깔렸다. 정부가 ‘체육교육 활성화 사업’ 등을 통해 이를 보급하는데 적극 앞장선 탓이다. 하지만 중금속이 검출돼 위험성이 확인되면서 지금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많은 시민들이 공공시설의 트랙을 이용한다. 작금의 상황은 되레 건강을 망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중금속에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뇌신경계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면밀한 실태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우레탄과 인조잔디가 사용된 곳은 공공시설 외에도 부지기수다. 일선 학교를 비롯, 공원과 아파트단지, 어린이집도 우레탄 바닥재로 조성한 경우가 많다. 시민들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지체 말고 제주도와 교육기관이 협의체를 구성해 종합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시민 건강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발 빠른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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