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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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바쁜 현대를 살면서 장례문화가 급속히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조문을 가보면 돌아가신 분에 대한 사후절차에 대해 가족 간의 불화로 서로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많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매장을 당연시 하고 선호했으나 점차 간소해지고 편리함에 맞춰 화장을 해서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통을 지키고 돌아가신 분의 안녕과 자손의 명예와 부를 위해 지관의 지혜와 경험을 빌려 좋다 하는 곳으로 모시기도 하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이니 새로운 것을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의 가장 무난하고 복된 자리는 서울 ‘망우리’를 손에 꼽고 싶다. 이름도 연고도 모르는 이들이 묻혀있던 이 곳이야 말로 가장 편안한 안식처로 최고의 자리였으나 무지함으로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쓸려갔으니 원통함을 풀 수 없는 원귀의 한숨이 깊어져 국운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짚고 넘어 갈 곳이 있으니 대통령을 지냈거나 조국을 지키고자 희생한 애국선열들을 모신 동작동 국립현충원이다. 하지만 이는 비할 데 없는 초라한 곳이며 끊임없는 분쟁으로 나라의 기틀을 제대로 잡지 못하게 방해하는 흉지 일 것이다. 높고 낮음이 없는 영혼들의 세계에서 조차 신분과 계급에 차별을 두고 있으니 죽어서도 답답함을 호소하는 이들의 슬픔을 위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만약 그곳이 천하에 둘도 없는 명당이라면 그들의 후손이 영광된 출세가 아닌 억압받고 가난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며 존경보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조상을 원망하는 안타까운 현실은 적어도 없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조상의 묘를 파헤쳐 없는 복을 만드려는 이들이 있으나 이는 득보다는 실이 많으며 잘못된 경우에는 집안에 뿌리마저 흔드는 격이니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어떤 자리에도 주인이 있는 법이며 불청객이 따로 있다. 이러한 행위는 화를 불러 낼 것이며 때가 아닌 것에 욕심은 책임으로 돌변할 것이다. 이도저도 아닌 것에 집착이나 남의 눈치가 아닌 마음에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흠잡을 수 없는 완벽한 자리라도 60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니 보여주기가 아니라면 육신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죽은 자들의 바람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꽃도 한철이고 욕망도 순간이니 부질없는 것들에서 멀어지고 내일이 아닌 오늘에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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