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도민들의 수도권 병원 원정 진료비가 7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원급 1차 진료기관을 찾는 경증 환자가 전체 환자의 50%를 넘어 제주지역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비례대표)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역 간 의료 서비스 격차가 심화되면서 지방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져 지난해 말 진료실 인원 기준 320만명이 거주지역이 아닌 서울·경기·인천 소재 수도권 병·의원으로 원정 진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원정 진료로 지급된 건강보험료는 2조81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의 경우 지난해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다녀온 환자는 9만2168명으로 지급된 건강보험료는 767억7700만원에 달했다.
건강보험료에서 제외되는 비급여 항목을 포함하고, 제주지역 특성상 항공료와 체제 비용 등을 합칠 경우 총 지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의료기관별 현황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의원 및 보건소 등 보건기관에 해당하는 1차 의료기관을 찾은 제주지역 환자는 4만8282명으로 전체 원정 진료자의 52.4%를 차지했다.
외래진료나 입원기간이 짧은 경증 치료를 위해 수도권을 찾은 환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거주지역 1차 의료기관을 통해 치료가 가능한 경증 진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찾는 등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문제가 심각하다”며 “권역별 공공의료기관 강화를 위해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현대화 투자와 의료자원의 지역별 형평 분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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