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寒露)와 기러기, 그리고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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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한로(寒露, 8일)도 지나갔다.

한로는 24절기 가운데 17번째 절기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는 강남으로 가고 기러기는 북에서 온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 삼월 삼짇날(음력 3월 3일)에 강남에서 돌아왔던 제비가 다시 남쪽 지방으로 떠나가고 북쪽 지역으로 올라갔던 기러기는 한반도로 내려온다는 말이다.

▲북방으로 갔던 철새들이 내려올 때가 되니 농정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야생 철새들이 도래하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생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AI는 주로 야생 철새들의 배설물에 의해 감염·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겨울이 더욱 걱정되는 것은 내년 2월 9일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북핵 위기와 더불어 조류인플루엔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에 있어 최대 변수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AI까지 발생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 보듯 자명한 일이다.

▲AI 바이러스는 135종에 달하는데 H5N1형이 사람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이 H5N1형은 1977년 홍콩에서 처음 인체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6명이 사망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현재 AI는 전 세계로 발생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12월 처음 AI가 발생했다.

그 후 2006년 11월부터 2007년 3월 9일까지, 2008년 4월부터 5월 12일까지, 또 지난해는 11월 16일부터 AI가 발생, 가금류 농가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올 6월에는 AI 청정지역이었던 제주의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H5N8형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주사회에 깊은 시름을 안겨주기도 했다.

다행히 제주에서 발생한 AI는 역학조사 결과 전북 군산시의 한 농가에서 들여온 오골계가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살처분과 긴급방역조치로 한 달여 만에 종식됐다.

▲정부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달부터 내년 5월까지 8개월을 AI·구제역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했다. 특히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AI가 발생 및 전파 위험성이 높은 오리 사육농가의 휴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정부와 발을 맞춰 철저한 차단방역에 나선다.

예로부터 가을을 알려주는 기러기는 신의와 정절의 새로 알려져 있다.

기러기 내려오니 AI가 발생했다는 말을 안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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