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 세대’라는 단어로 상징될 만큼 청년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중국 대륙에서 각자의 목표를 향해 꿈을 키워가는 제주 청년들이 있다.

 

중국 현지에서 만난 이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한중관계와 유학 생활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 중국 인민대학교에 재학 중인 오준엽씨.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만난 오준엽씨(21ㆍ중국 인민대학교 사회학과 3학년)는 대기고등학교 재학 시절 부모님의 권유로 중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한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부분의 또래 친구들과 달리 그는 중국 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해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바로 유학 준비를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중국과 한국의 대학입시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준엽씨는“처음 대학 진학을 위해 중국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칠판에 적힌 모든 것을 받아 적었다”며 “중국과 한국 입시는 다르기 때문에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에 매진했다. 간절함 때문에 그 흔한 감기 한 번 걸려 본적이 없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마 살면서 그때처럼 다시 열심히 공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무역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목표인 오씨는 중국 유학 연장보다는 국내외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

 

오씨는 지속적인 한중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유학 오기 전에는 중국인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시행하면 그 정책이 퍼지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막상 중국인들을 접하다 보니 대부분은 친절해 잘못된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지난달 초 상하이에서 만난 강미선·한동호·강경민씨(사진 왼쪽부터)

세계적인 경제 중심도시 상하이에서도 제주 청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주인공은 강미선씨(30·여ㆍ상하이외국어대학교 중국어교육 석사과정)와 한동호씨(27ㆍ화동사범대학교 비즈니스 중국어 4학년), 강경민씨(26·상하이대학교 광고학과 4학년)다.

 

대만과 홍콩 등에서 유학 생활을 경험한 강미선씨는 훌륭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상하이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으며, 제주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강경민씨는 전역 후 부모님의 권유로 중국에서 다시 한 번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한동호씨는 “중국 여행 중 중국어에 흥미를 느껴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며 “중국인 투자수요와 관광객들이 몰리는 제주는 중국어를 필요로 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인 등 외국인들과 활발하게 교류를 이어가며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강경민씨는 “중국 대학교에서는 의무적으로 체육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며 “중국 각지에서 상하이로 유학 오는 경우가 많아 학구열도 뜨겁다”고 말했다.

 

제주 청년들은 낯선 주변 환경에 대한 불안과 한국에 대한 그리움을 유학 생활 중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강미선씨는 “교통수단이 한국보다는 불편해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며 “한국이었으면 주위에서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줬을 텐데 이때 아무런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멍하니 눈물만 흘린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연락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서글펐다”고 말했다.

 

강경민씨는 “낯선 중국 음식 때문에 한동안 힘들었다”며 “모든 음식에 기름기가 있어 수시로 배탈이 나고 끼니를 거른 적도 많다”고 밝혔다.

 

제주 청년들은 정부 간 갈등과 한·중 관계 개선 및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동호씨는 “중국과 한국 모두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양측에 투자가 이어지는 것”이라며 “서로를 의지하는 것은 변치 않을 것이며,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씨는 “중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중국에 너무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강미선씨는 “위기가 곧 기회라고 생각하고 양국 관계 정상화 이후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도 중국에서 꿈을 좇아 치열하게 살고 있다. 강경민씨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 무역 쪽 일도 욕심이 나는 등 전공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학 후에는 일본어에 흥미가 있어 일본 유학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호씨는 “내 사업을 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미선씨는 “계속해서 상하이에 머물 것 같고 교육 계통에서 일하고 싶다”며 “중화권에 머물며 유학 생활을 이어가거나 취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달 초 톈진외국어대학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하정아·이미화씨. (사진 왼쪽부터)

이와 함께 어학 능력 향상 등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톈진을 찾은 이들도 있다. 하정이씨(21·여·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3학년)와 이미화씨(20·여·제주대학교 중어중문학과 2학년)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갈고닦아온 중국어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교환 학생으로 톈진외국어대학을 찾았다.

 

이미화씨는 “어린시절 화교 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인들과 더욱 많이 얘기를 나눠보고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정이씨는 “중국을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곳이 낙후되고 생활도 불편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며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본 중국은 달랐다”고 밝혔다. 이제 막 중국 생활을 시작한 이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하다. 이씨는 “사람이 생활하는 데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아직 중국 음식에 적응이 덜 돼서 힘들다”고 말했다.

 

하씨는 “물이 깨끗한 제주와 달라 생수로 얼굴을 다시 씻은 적도 있다”며 “아직은 중국 생활이 낯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미화씨는 “중국어를 마스터하고 영어 실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정이씨는 “중국 일정을 마무리하고 학교 졸업 후 해외에 취업하고 싶다”며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홍의석 기자 honges@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