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중앙차로제(우선차로제)가 20일 시범 운영되지만 도로 역량 한계로 시행 초기 혼선과 교통 체증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까지 2.7㎞ 중 이날부터 제주소방서~아라초까지 1.4㎞에서 중앙차로제를 운영한다.
중앙선을 기준으로 양쪽 1차로는 버스, 택시, 전세버스, 교통약자 차량(장애인·어린이집 승합차)만 진입이 가능하다.
▲교통 정체 예상=도는 기존 편도 3차로에서 양쪽 인도 폭을 각각 3m씩 줄여 너비 6m의 도로를 추가 확보했다. 그러나 이곳은 버스승차대(교통섬)가 들어서면서 기존 도로 여건과 달리진 게 없게 됐다.
중앙차로제는 1차로(버스), 2차로(좌회전), 3차로(직진), 4차로(직진·우회전) 등 최소 4차로가 필요하지만 현재 3차로로 운영되고 있다.
단, 교차로가 있는 8개 지점에는 좌회전 포켓 차로를 추가 설치했다.
19일 현장 확인 결과, 3개 차로 중 1차로가 중앙차로제가 지정돼 나머지 2개 차로에 일반차량이 몰리다보니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직장인 고모씨(50)는 “예전에 아라초등학교에서 시청까지 15분이면 가는데 중앙차로제 도입 후 25분이나 소요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2개 차로에 승용차와 화물차 등이 몰려 병목 현상이 발생하자 일부 운전자들은 아라초에서 영평마을 구간으로 빠져나갔다.
중앙차로제 도입 시 버스 주행속도 기존 시속 13.1㎞에서 23.7㎞로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자가용 운전자들은 지속적으로 교통 체증에 시달리게 됐다. 이로 인해 주도로가 아닌 이면도로나 마을안길을 이용할 경우 좁은 마을길에서 병목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초기 혼선 불가피=중앙차로제 구간에 있던 10개의 U턴 구간은 폐지되고, 이를 대체해 P턴과 L턴이 도입됐다.
P턴은 알파벳 글자 모양처럼 직진을 하다 우회전을 해서 이면도로 블록을 한 바퀴 돌아 원래 도로로 합류하는 것으로, 교차로에서 U턴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현재 소방서 뒷 골목(블록), 자치경찰단 뒷길, 아라캐슬 뒷길 등 3개 구간에 적용됐다.
중앙차로제와 연삼로 및 연북로를 연결하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금지하는 대신 L턴이 도입됐다.
연삼로는 동부경찰서 사거리와 도남주유소, 연북로는 한일베라체아파트와 매가박스까지 약 270m를 더 간 후 U턴을 해서 돌아서 와야 본 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L턴이 생겨났다.
중앙차로에선 3색(빨강-주황-녹색) 우선차로 신호등이, 일반차로에선 4색(빨강-주황-녹색-좌회전) 신호등이 적용돼 시행 초기 운전자들의 혼선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P턴 구간 이면도로는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아 진입 차량들이 바로 빠져나올 수 없는 문제도 벌어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중앙차로제는 도심에서 자가용 운행을 줄이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교통약자와 승객들의 편의를 극대화한 것”이라며 “승용차 증가로 발생한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해소하고, 대중교통 이용 확대가 더욱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편도 4차로 확보 못하고 3차로 운영...자가용 진입시 병목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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