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 간섭
선무당 간섭
  • 제주신보
  • 승인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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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늦은 저녁 급한 부름에 찾아가 보니 사연인즉 오랜 시간 병석에 계신 모친이 회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병원진단을 받았으니 장례준비를 해야 하는데 먼저 돌아가신 선친 곁으로 모시고 싶다며 그리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자문을 구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급한 것 같아 아침 일찍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현장에 도착해보니 누가 봐도 묘를 쓰기에는 부족함이 많고 방향도 틀리게 잡아놓은 것 같아 자녀분들을 설득했다. 선친께서 살아생전에 가정에 소홀히 했을 것이고 심한 바람기가 있어 어머니께서 항시 외롭고 고독했을 것이다. 그러니 죽어서나마 안방차지를 할 수 있게 정해놓은 자리가 아닌 반대의 편으로 바꿀 것을 권하였다. 그리고 이장을 하신 것 같은데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니 사실 이 곳이 둘도 없는 좋은 자리라는 말에 큰돈을 써서 옮겨 왔는데 그 후에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으며 멀쩡하시던 분이 시름시름 앓고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곳을 소개한 지관과 어제 이 곳을 살피러 왔는데 산 입구에 이르더니 자신은 더 이상은 무서워서 못 올라가겠다며 도망치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급하게 수소문을 했다며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정을 들은 후에 일을 도와주시러 오신 분들에게 지금 즉시 가묘를 파헤치고 새로운 자리에 봉분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일을 마친 후에 자신에 찬 목소리로 어머니는 분명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으니 안심하셔도 좋으며 오늘밤에 꿈을 꾸게 될 것이니 빠짐이 없이 전해달라는 당부에 아니 돌아가신다는 분이 다시 살아나시며 의식조차 없는 상태에서 무슨 꿈을 꿀 수 있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다음날 새벽 따님 되시는 분이 어머니가 방금 잠에서 깨어나셨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다며 방금 전일을 설명하시는데 어떤 지하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얼굴도 본 적도 없는 낯선 남자가나타나 앞을 가로 막으며 ‘아직은 이 곳을 지나시면 안 됩니다’하며 빗장을 걸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후 거짓말처럼 병을 털고 일어나셨으며 형편도 나아지고 있다 하니 성취감과 보람 있는 일이었다. 그 후 어머니는 삼년간 건강하게 보내셨으며 잠을 자듯 편안하게 가족과 이별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선무당 사람 잡는다는 무지함과 더 가지려는 욕심이 만든 상처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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