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로 오염되는 한림 지하수 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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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의 지하수 관정이 축산분뇨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 지역은 최근 양돈분뇨 불법 배출 행위가 적발된 곳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8월 전후로 수질 조사를 벌인 결과다. 지하수 관정 4곳에서 질산성질소 농도가 먹는 물 기준인 10㎎/L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한림읍 2곳과 한경면 1곳, 서귀포시 대포동 1곳 등이다. 양돈장이 있는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한림읍 1곳은 질산성질소 수치가 가장 높은 17.8㎎/L가 나왔다. 질소 동위원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분뇨에 의한 오염으로 밝혀졌다. 이곳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하기도 했다.

나머지 3곳의 오염은 농사용 비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오염 농도는 협재리 10.4㎎/L, 판포리 11.2㎎/L 대포동 12.8㎎/L다. 3곳 역시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를 보면 엄정해야 할 지하수 관리·보호가 구두선에 불과한 모양이다. 제주도가 매년 지하수 관리기준을 강화한다면서도 이런 상황이니 기막힐 노릇이다.

이번 지하수 오염이 확인된 곳은 모두 제주 서부권에 속한다. 수질 조사 때마다 오염 농도가 치명적으로 나타나 지하수 관리의 사각지대로 문제되는 곳이다. 번번이 중장기적으로 수질 개선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해 나갈 것이라 밝히지만 지나고 나면 그만이다. 매번 임시방편의 땜질식 전시행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문제는 도내 지하수든 샘물이든 오염원이 훤히 알려졌음에도 그것을 막지 못하는 데 있다. 몰라서 못하는 것과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것은 차원이 아주 다른 거다. 오수 또는 폐기물의 불법 투기, 골프장 및 농장의 농약·비료 과다 사용, 폐비닐 등 화학제품 지하 매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물이 죽으면 사람도 병든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도 죽어가는 지하수를 되살릴 방안이 필요하다. 과거 오염원 중에 농약·비료 등 생업과 직결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축산폐수도 가세한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지하수 보전책이 강화되길 촉구한다. 지하수가 오염되고 환경이 훼손된 제주가 국제관광지로 성공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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