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향기를 합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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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우연히 좋은 향기를 발견하고, 그 향기로부터 어떤 추억과 낭만을 되새김질 한다. 화학자들이 그 향기를 합성한다. 그 향기를, 즉 향료를 합성하는 작업은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합성향료의 연구는 19세기 후반 석탄화학과 함께 화학의 발전에 의해 시작되었다. 과일의 향을 구성하는 주성분인 에스테르(ester)라는 화합물은 당시 상당수 합성되어 식품향료(flavor)로 시판되었다.

 

그 후 석탄화학을 대신하여 석유화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합성향료의 원료도 석유로부터 유래되는 것이 많아졌다. 석유로부터 향기를 캐내는 작업은 화학의 발전과 화합물의 다양성과 맥을 같이 한다.

 

화학의 발전에 따라서 정유를 추출하는 기술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지만, 실제의 꽃향기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는 없다. 물론 실제 있는 그대로의 꽃향기를 합성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합성향료의 개발로 인해서 유사한 천연의 향기를 재현하는 것과 함께 환상적이고 창조적인 향조를 가진 특이한 향기를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독일 화학자 아돌프 바우어(Adolf Baur)가 다이너마이트에 관해 연구하던 중에 합성한 것이 인조사향, 니트로무스크(nitromusk)종이다. 이 종은 향수 조향에 중요한 요소로 대접받았다.

 

쿠마린(courmarin)은 조향사 우비강에 의해 창안된 ‘푸제르 로얄(Fougere Royale)’ 향수의 탄생에 기여를 하였다. 이 향수는 자연 원액과 합성향을 배합해서 만든 향수이다.

 

푸제르 로얄(Fougere Royale) 향수는 양치식물(Fougere)로 향수를 만들려고 착안한 것이다. 조향사는 이런 생각을 실현시킬려고 탑노트로 쿠마린이라는 합성물질과 라벤더( lavender), 제라늄(geranium) 시트러스(citrus) 등을 조합하였다.

 

알데하이드(aldehyde)류는 특유의 강하고 불쾌한 향취 때문에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네스트 보와 코코 샤넬은 알데하이드를 함유시킨 완벽한 향수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Chanel No 5'를 출시했다.

 

이것은 향수계에 새로운 지평선을 마련하여 현재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결과로 플로랄/알데하이드(floral/aldehyde)부터 시프레/알데하이드(chypre/aldehyde)에 이르기까지 알데하이드를 함축한 향수들이 성공적으로 탄생했다.

 

알데하이드 시프레 계열로 1925년 미로(Millot)에서 ‘크레프 드 싱’을 발표했다. 이 향수는 지방족 알데하이드와 스테아릴 아세테이트를 특징으로 하면서 베티버, 페츄리, 오크모스 등의 향을 품고 있다.

 

이 계열에 속하는 것으로 크리스천 디올의 ‘미스 디올’도 가을철에 어울리는 매혹적인 향수이다. 이것은 갈바늄의 그린 노트를 액센트로 하고 있다.

 

피게(Piguet)의 ‘반디(Bandit)’, 피에르 발만의 ‘졸리 마담’ 등의 향수는 레더(leather, 가죽) 시프레 계열에 속한다. 이것들은 레더 노트를 엑센트로 한 시프레 형으로 이소부틸 퀴놀린 등의 합성향료가 레더 노트를 표현한다. 이 퀴놀린은 1880년 경에 발견되었으며, 독특하고 강한 담배와 가죽 냄새를 내포하고 있다.

 

에센셜오일과 동·식물자원은 토양과 기후에 좌우되어 그 공급량이 불규칙적이고, 고갈되어 가는 상황이지만, 수요량은 증대하고 있다. 그래서, 식품, 생활용품, 향수 등에 공급되는 합성향료, 향기를 창안·합성하는 것은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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