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근대문화유산, 활용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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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문화유산을 발굴·보호하던 시기였다면 21세기는 그것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제주지역 대부분의 근대문화시설이 방치돼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한다. 2013년 제주연구원은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81곳을 근대문화시설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화재로 등록된 곳은 전무하다.

특히 기존 등록문화재도 보존·활용방안이 수립되지 않아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알뜨르비행장 격납고다. 이는 도내 등록문화재 23곳 중 하나로 일본군 군사유적이다. 전쟁 당사국인 일본에도 없는 유적이라고 한다. 역사성이 있는 데도 농기계 및 농작물 보관창고로 전락해 오랫동안 방치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4월 문화재청이 제주지역 등록문화재 13곳을 특별 점검한 결과는 더 참담하다. 4곳만 양호하고 9곳은 긴급 조치와 상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제주에선 보기 드문 근대건축물인 동양여관과 탐라여관은 방치돼 원형을 잃고 있지만 당국은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 문화재 정책의 현주소와 다름없다.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 가치가 높은 건 등록문화재로 지정·보호한다. 도내에선 2002년 제도 시행 첫해에 서귀포시 대정읍 강병대교회(38호)와 알뜨르비행장 격납고(39호)가 지정됐다. 2008년엔 삼무공원 증기기관차(414호)가 지정되는 등 현재 23곳에 이른다. 이 중 70%(16곳)가 군사유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는 근대문화유산의 보고다. 특히 원도심을 중심으로 근·현대 건축물, 생활유산 등이 집중돼 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역사와 이야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대다수 유·무형의 문화유산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제주만이 가진 삶의 흔적과 역사콘텐츠를 활용하면 그 어떤 것보다 귀중한 성장동력이 될 터인데 말이다.

강점기의 건축과 유물을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하는 군산시 등의 근대문화유산 활용 예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마땅히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정밀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정비·보존계획을 수립해 장기적으론 제주의 시대적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도록 미래 문화유산으로 가꿔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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