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부지런함과 소박함이 가득…입맛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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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향토음식 전시·체험(2) - 7대 대표음식 소개
과거부터 사용한 재료와 조리방법은 독특한 문화유산
조리법 단순하지만 신선한 채소·어패류로 영양은 풍부

제주인들의 부지런하고 소박한 성품은 음식에 그대로 스며들어 나타난다.

 

제주 전통 향토음식이 자연환경의 아름다움 못지않게 제주다움을 유지하는 길임을 다시 한번 되내이면서 제주 먹거리의 특징과 대표 음식을 소개한다.

 

▲추억의 소울푸드=전통음식이란 과거부터 사용해 온 재료와 조리방법으로 다른 곳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유산을 뜻한다.

 

특히 제주는 섬 특성상 식량과 식수 등을 자급자족해야 해 항상 식량이 부족했다. 이에 산, 바다, 들판에서 자생하는 재료를 채취해 계절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제주의 향토음식이 자연 그대로의 맛과 멋이 느껴지는 까닭이다.

 

제주의 토양과 거친 자연환경을 배경 삼아 들판과 바다는 먹을거리를 제공해 주는 중요한 터전이었고 그에 맞춰 조리법은 단순했다. 생산량이 적어서 먹을거리가 귀하기도 했고, 일손이 부족해 요리를 할 만한 여유도 적었기 때문이다.

 

식품을 조리하고 저장하는 일도 소홀하게 되고 식량이 귀하니 자연스레 아껴서 조금씩 만들어 먹게 됐다.

 

이러한 것들이 오늘날 제주 전통 향토음식의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간단한 조리법, 채소·어패·해조류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재료 구입의 편리함, 된장과 간장을 주 소스로 만드는 음식, 다양한 국 종류 등 소박함도 제주 향토음식의 독특함으로 꼽힌다.

 

▲7대 대표음식=제주특별자치도는 2013년 12월 17개 광역시·도 중 최초로 도민과 관광객의 선호도 조사와 인터넷 투표, 도내 외식업과 학계 등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400여 가지 향토음식 중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을 선정했다.

 

빙떡, 고기국수, 갈치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가 그 주인공이다.

 

빙떡은 빙떡은 떡 병(餠)이 빙으로 변해 빙떡이 됐다고도 하고, 메밀반죽을 국자로 빙빙 돌리면서 부친다고 해서, 또는 빙빙 말아서 먹는다고 해서 빙떡이라고 불린다는 등 그 이름의 유래가 다양하다.

 

메밀가루를 얇게 반죽하고 무로 만든 소를 넣어 부친 전병이다. 소는 투박하게 채 썰어 데친 무에 참기름, 소금, 깨 등을 넣고 양념한 것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심심하지만 씹을수록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으로 무나물 대신 달달한 팥소를 넣기도 한다.

 

고기국수는 국수사리와 삶은 돼지고기에 육수를 부어 만든 국수다. 제주에서는 잔치 등 손님을 접대할 일이 생길 때면 돼지를 잡아서 고기는 ‘돔베고기’라는 수육으로 이용하고, 돼지고기 삶은 국물은 국수의 육수로 사용했다. 걸쭉하고 구수한 특징이 있다.

 

갈치국은 토막 낸 싱싱한 갈치에다 호박, 얼갈이배추, 풋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해 만든 국이다. 제주에서는 은갈치에 주로 늙은 호박을 함께 넣어 갈치국을 끓인다. 갈치국 맛의 완성은 재료의 싱싱함에 있으며, 뜨거울 때 먹어야 비린내가 덜 나고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성게국은 미역에 성게를 넣어 끓인 국으로, 감칠맛이 난다. 제주도 인심은 ‘구살국(성게국)에서 난다’는 말처럼 성게는 워낙 채취량이 적어 성게국은 잔치 때나 구경할 수 있는 귀한 국이었다. 성게국은 성게에서 우러나오는 노란 국물과 미역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낸다.

 

옥돔구이는 배를 갈라 소금간을 하여 말린 옥돔을 구워낸 음식이다. 도미류의 하나인 옥돔은 맛이 담백하고 은은해 제주사람들이 가장 맛있어 하는 고급 어류로서 조선시대에는 왕실 진상품 중 하나였다. 옥돔의 배를 갈라 손질한 후 찬바람이 나는 그늘에서 고들고들하게 말린 후 배 안쪽에 참기름을 발라 구워먹는 맛은 가히 진미다.

 

자리돔물회는 얇게 썬 자리돔에 오이, 양파, 부추, 깻잎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해 만든 생선 물회다. 보통 ‘쉬자리’로 불리는 크기가 작은 자리로 물회를 만들어 먹는다. 달지 않은 국물과 씹을수록 고소한 생선 맛이 일품이다.

 

마지막으로 한치물회는 채 썬 한치에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든 물회다. 한치는 다리 길이가 한치(약 3.0cm)밖에 안 될 정도로 짧다고 해 한치라고 불린다.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말처럼 한치는 생김새가 비슷한 오징어 종류지만 오징어보다 더 고급으로 친다. 쫀득쫀득하면서 고소하고 시원한 게 별미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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