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일제주인 2세인 양방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가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양방언(57)은 제주 섬에 뿌리를 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다.


그의 아버지는 제주도 한림읍 출신으로 종종 고향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어릴 적부터 클래식은 물론 팝송과 록,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던 그는 음악가의 길을 걷고 싶었다.


하지만 안정적인 삶을 살기 원했던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일본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의사 면허를 딴 그는 대학 병원에서 1년간 마취과 의사로 일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결국 가운을 벗고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는 “의사와 음악가의 갈림길에 섰을 때 엄청나게 고민했기에 20년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음악가의 길을 걷는 순간부터 자유로움과 행복을 온몸으로 느꼈다. 이는 여전히 내가 음악을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6년 1집 앨범 ‘The Gate of Dreams’로 데뷔했다.


솔로로 데뷔하고 나서도 수많은 아티스트의 음반을 제작했다. 또 각종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일본의 유명 뮤지션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 그가 우리나라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계기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가 ‘프런티어’를 작곡하면서부터다.


우리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만들어낸 경쾌하고 따뜻한 하모니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자신의 음악처럼 어느 한 장르에 갇히지 않았던 그는 다큐멘터리와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등 영상 음악까지 섭렵하며 전방위 뮤지션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그리고 현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음악감독을 맡아 또 한 번 음악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이지만 마음의 고향이자 뿌리인 제주를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는 2013년 제주도가 제주해녀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당시 직접 작곡한 ‘해녀의 노래’로 힘을 보탰다.


또 같은 해부터 매년 제주 풍광을 무대로 한 제주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차별화된 음악 축제로 제주를 알리고 있다.


그는 “제주는 아버지의 고향이자 나의 뿌리”라며 “그래서인지 제주는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매 순간 고유한 매력으로 나를 잡아당긴다. 앞으로도 제주와 함께, 제주를 위한 음악 작업을 계속해서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을 시작한 지 30년, 그리고 솔로로 데뷔한 지 20년이 넘은 그는 여전히 배움의 자세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20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더라. 그럼 ‘좀 더 서툴러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곤 한다”며 “음악으로 새로운 만남을 맺고, 그 만남을 통해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그러면서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가는 게 즐겁다. 조금 서툴지라도 여러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여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