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곳곳에 산재한 육상양식장 수가 무려 386곳이나 된다. 이들 양식장에서 내보내는 배출수는 어림잡아도 1일 수백만t에 이른다. 근데 이 엄청난 양의 배출수를 점검해 청정 제주해안을 지킬 장치가 없어졌다고 한다. 연안어장 수질환경 보호에 구멍이 뻥 뚫린 것이다. 이 지경이 되도록 당국은 뭘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제주도는 양식장 배출수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자 2004년 ‘양식시설 배출수 수질기준’을 마련해 고시했다. 수조면적 500㎡ 이상 양식장의 배출수 허용농도를 생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ppm 이하, 부유물질(SS)은 3ppm 이하로 못 박았다. 이를 초과한 양식장엔 과태료 부과와 함께 3회 적발 시 영업정지 및 고발 조치토록 규정했다.

문제는 2006년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해당 고시를 정비하지 않아 그 효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양식장 배출수 수질기준에 관한 제주특별자치도 고시가 사문화된 셈이다. 그에 따라 지난 10여 년간 오염 배출수 단속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 여파로 마을어장 오염이 가중되고 있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그야말로 행정의 전형적인 직무유기인 만큼 관리감독 실책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상황에 양식장 시설기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니 이 또한 문제다. 배출수 오염저감시설인 거름망과 침전조 등이 의무화됐지만 대부분 허술하게 가동돼 사료찌꺼기와 배설물의 일부가 바다로 흘러든다는 것이다. 최근 2년 새 위법 양식장 10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배출수 수질기준에 대한 새로운 고시나 지침이 시급한 까닭이다.

그러잖아도 청정 제주바다는 원인 모른 갯녹음 현상 등으로 죽어가고 있다. 만약 거기에다 양식장 배출수로 인한 오염까지 겹친다면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누구랄 것 없이 제주의 해양환경 오염을 크게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일단 오염되면 되살리기 어렵다. 설사 복원에 성공하더라도 거기에는 오랜 세월과 많은 예산이 든다. 제주도정이 양식시설 수질기준의 정비에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양식사업자 역시 해양환경 보호와 친환경 양식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마냥 세월만 보내다가 바다가 오염된다면 그때 가서는 모두 사후약방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