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홍우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 본부장.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의 중심기관이자 맏형인 국립중앙의료원.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의료인으로, 관리자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국가 보건의료 안전망을 지키는데 힘쓰는 제주인이 있다.

 

남홍우 공공보건의료본부장(53)이 그 주인공이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인연을 맺다

 

남 본부장과 국립중앙의료원(당시 국립의료원)과의 인연은 1988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면서 인턴으로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군 입대 시기(1992~1995년)와 영국 에딘버러대학병원 당뇨병센터 연구원 기간(2002~2003년)을 제외하고 머물러 있다 보니 어느덧 터줏대감이 됐다.

 

전문의로서의 진료뿐만 아니라 진료부원장, 기획조정실장, 원지동이전사업단장, 공공보건의료본부장 등 다양한 보직을 맡아왔다.

 

이 때문에 행정을 배우고 돕는 좋은 경험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의 위상 제고와 발전모델 정립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아시아 최고의 병원으로 개원

 

국립중앙의료원은 한국전쟁 이후 1958년 11월 28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의 지원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병원으로 개원했다.

 

개원 당시 북유럽의 최신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의과대생들 또한 가장 가고 싶은 수련병원으로 꼽기도 했다.

 

2010년 4월 2일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수법인으로 전환했다.

 

공공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병원으로서 민간 병원이 기피하는 의료 영역에 매진하기 위해 재난외상센터, 감염병센터 등을 운영해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평소에는 일반 병원과 똑같이 진료하지만 재난과 응급상황, 신종 감염병 발생 등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긴급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가장 먼저 행동하는 곳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이처럼 국내 공공보건의료기관을 대표한다는 위상에 걸맞게 공공보건의료본부를 설치, 공공보건의료 사업 컨텐츠 개발 및 실무 지원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사업과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주민, 이주 노동자, 난민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진료 강화에 힘쓰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누구에게나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공보건의료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 남홍우 국립의료원 공공보건의료 본부장이 의료원을 찾은 환자와 진료 상담을 하는 모습.

▲메르스 위기를 극복하다

 

남 본부장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진료부원장으로 진료를 하는데 총괄 진두지휘했다.

 

저마다의 전문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환자를 돌보던 의사들을 ‘다학제 진료팀’이라는 이름으로 지원 역할을 하도록 통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팀 구성 후 안정화까지 단시간 내 진료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평상시 훈련을 바탕으로 비교적 순조롭게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환자를 치료했다.

 

이러한 의료진의 희생과 열정으로 환자 상태가 호전되어가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도 얻게 됐다.

 

그는 당시 결정적인 치료제가 없어 환자 개개인마다 의료진들의 협업 속에 치료 방안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는 고충이 있었고, 진료진들이 감염되지 않도록 극도의 긴장감과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는 어려움을 맞아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은 가장 많은 중증의 메르스환자를 진료하면서 단 한명의 감염자도 없이 성공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해 냈다.

 

그는 메르스 사태의 교훈으로 무엇보다 평소 모든 의료진의 지속적인 훈련과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전 경험이 없거나 실전 같은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군대는 패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되새기는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 남홍우 본부장이 노인성 질환과 성인병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병원을 꿈꾼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 재난 의료 대응, 공공의료 사업 강화, 공공보건의료 정책 지원을 수행하는 대한민국 공공보건의료 대표기관이다.

 

그런데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공룡화된 대형 민간병원의 시설 투자와 현대화에 밀려난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보건의료 역사의 맥을 잊기 위해 응급, 재난, 외상과 같은 미충족 필수 서비스를 확대·강화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면서 앞으로도 국립중앙의료원에 몸담아 있는 동안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최고의 국가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립중앙의료원의 미래 비전이 될 2019년 서초구 원지동 시대가 성공적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과거 이전사업단장으로서 맡았던 역할을 바탕으로 현대화 사업 추진을 적극 돕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현재의 서울 중구에서 서초구 원지동으로의 신축·이전을 위해 지난해 12월 8일 이전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월 10일에는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메르스 사태를 통해 민간이 하기에 어려운 공공의료 분야 투자가 절실하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공공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제주에서의 인생 설계

 

그는 언젠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공공의료의 정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모와 다름없는 제주도에 돌아가 기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출신으로 판포초등학교, 신창중, 제주제일고를 졸업하기까지 줄곧 제주에서만 살아온 그였다.

 

전남대 의대를 거쳐 국립중앙의료원에 둥지를 틀고 살면서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농사를 짓던 부모님과 3남 2녀 형제들과의 아름다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서러운 타향살이를 이겨냈다.

 

그는 앞으로 고향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면 전공 분야인 노인의학과 관련된 건강증진센터 등을 구상할 생각이다.

 

그는 한때 청정 제주의 장수 도시 이미지를 살려 요양병원 건립을 꿈꾸기도 했다.

 

그는 당뇨병과 노인의학 관련 전문의로 인정받으면서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노인병학회, 대한공공의학회 등에서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국가와 마찬가지로 제주에서도 공공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특히 특별자치도 지위를 활용, 병·의원 간 의무기록 공유를 통한 원스톱 진료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했다.

 

그는 이 서비스가 개인 진료 정보에 대한 사전 동의자를 대상으로 병·의원과 보건소 등 의료기관 어디서든 환자를 쉽고 편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