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들 남태평양 최전선서 '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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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 동원자 중 111명 태평양 섬에 끌려가
중노동에 '풀죽'으로 연명…제주대 조성윤 교수 발표
▲ 1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기념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일제에 강제 징용된 제주 동원자(군인·군속·노무자)들이 태평양전쟁 격전지인 남태평양 제도까지 끌려가 노역을 치르고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1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조성윤 제주대 교수의 주제발표에서 나왔다.

국가기록원의 일제 강제연행자 명부에는 제주지역에선 7540명이 동원됐고, 이 중 1023명(14%)이 사망했다.

사망자 비율이 높은 것은 제주 출신들은 타 지역보다 해상활동에 더 적합하다는 이유로 해군 군인 또는 군속으로 많이 끌려갔기 때문이다.

강제 동원자 가운데 111명이 최전선인 남태평양 제도에 끌려갔다.

이들이 끌려간 섬은 페릴리우섬(1명), 파라오섬(1명), 괌(2명), 사이판(3명), 티니안섬(1명), 트럭섬(1명), 동카로린제도트럭섬(1명), 도라쓰구섬(1명), 미레섬(2명), 마셜군도 윗제섬(12명), 우오쓰제섬(1명), 남태평양군도(1명), 동부뉴기니(14명), 길버트 타라와(7명), 솔로몬 군도(2명) 등이다.

이 외에 필리핀(23명), 보르네오(2명) 등 동남아시아로도 강제 징용됐다.

길버트제도에 있는 섬인 타라와와 마킨섬 등 미군이 태평양제도로 진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작전상 요충지였고, 제주출신들이 다수 동원됐다.

조 교수는 동원된 제주출신 노동자들 매일같이 비행장 건설과 참호 구축 등에 동원돼 중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마셜군도 윗제 환초로 끌려간 이공석씨의 수기에 따르면 미군의 폭격 후 고립돼 풀죽으로 연명했다고 기록했다. 그는 기아에 허덕이던 사람들은 죽은 시신의 인육까지 먹었다고 밝혔다.

이공석씨와 제주에서 함께 출발한 동료는 58명이며 이 중 26명(45%)만 살아남아 귀환했다고 기록했다.

조 교수는 “제주지역 강제징용 노동자들은 미군과의 직접적인 전투가 예상됐던 길버트제도와 솔로몬제도로 끌려가거나 동부 뉴기니와 솔로몬군도, 타라와 등 일본군과 미군이 격전을 벌였던 전장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민주노총 주관으로 오는 12월 7일 제주항 제2부두 입구에 건립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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