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췌장을…' '잠깐만 회사 좀…' 日영화제목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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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 제목 그대로 가져온 경우가 대부분

일본 멜로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지난달 25일 개봉 이후 3주 만에 관객수 41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극영화 중 최다 관객이다.


고어물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서술형 제목이 관객의 이목을 끄는 데 한몫 했다. 영화 제목은 일본에서 250만 부를 찍은 스미노 요루의 원작 소설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최근 극장에 내걸린 일본영화들의 긴 제목이 눈길을 끈다. 과로에 지친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멜로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지난달 국내 관객을 만났다.


16일 개봉한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는 일본어 제목 '그들이 진심으로 뜨개질할 때'를 조금 변형했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영화에서 뜨개질이 인물들의 매개로 그려지는 상징성을 감안해 제목을 다듬었다"고 말했다. 영문 제목은 '긴밀히 맺어진'이라는 뜻의 'close-knit'.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역시 원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데이트한다'를 손본 것이다.'


일본영화는 예전부터 제목이 비교적 긴 편이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 등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두세 글자로 된 제목의 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는 한국영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역대 한국영화 흥행스코어 10위 중 '7번방의 선물'(5위)과 '광해, 왕이 된 남자'(7위)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은 제목이 다섯 글자를 넘지 않는다. 그마저도 관객들은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광해'로 줄여 불렀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원작 소설에 바탕해 제작하는 일본영화의 특성상 소설 제목의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스미노 요루),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이사카 고타로),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가키야 미우) 등 올해 국내에 소개된 일본 소설에도 서술형 제목이 여럿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소설의 원작 팬들이 있기 때문에 영화 역시 원작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드라마 역시 '사쿠라코씨의 발밑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지금부터 당신을 협박합니다', '민중의 적 ~세상, 이상하지 않습니까!?' 등 긴 제목을 선호하는 추세다.


일본영화 제목이 주목받는 데는 올초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이후 일본영화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수입사들이 앞다퉈 일본영화를 수입, 개봉한 것도 작용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제목이 긴 일본영화들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더 많이 개봉되면서 눈길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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