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상사와 술자리 고역" 직장인들 회식도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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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중심 분위기·술 강권 등 불만…"싫어도 2∼3차 끌려다녀"
1가지 술로, 1차, 9시 이전 끝내는 '119' 등 문화 개선 움직임

한 중견기업의 A 부장은 부서 회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애주가인 A 부장은 회식을 통해 직원들과 술을 마시는 것이 즐겁고, '술기운'을 빌려 직장 내에서 하지 못한 대화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결속력을 다지면서 조직을 원만하게 운영하는데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사 3년 차인 B씨는 부서 회식을 통보받으면 빠져나갈 핑계를 먼저 찾는다.


B씨는 "회식은 꼭 높은 사람 일정에 맞춰 잡는데 부서장의 기분에 따라 회식 분위기가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싫어도 억지로 술을 마시며 상사들과 함께 2차, 3차까지 따라가야 하는 회식은 직장생활의 가장 큰 고역"이라고 말했다.


회식은 우리나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직장문화의 하나다.


회식 문화가 많이 변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직원들이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는 회식이 조직 단합의 최고"라고 생각하는 직장상사들이 많다.


직장에서 단합이나 친목 도모를 위해 회식을 하지만 직장인 상당수는 부담스러워한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올해 5월 직장인 9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6.6%가 회식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또 2명 중 1명이 넘는 54.9%가 회식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반응을 보였고, 업무에 지장을 받은 경험도 있다는 응답도 63.9%에 달했다.


회식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퇴근 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없어서' 63.8%, '불편한 사람과 함께해야 해서' 52.0%, '약한 주량으로 부담스러워서' 35.5%,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30.2% 등으로 조사됐다.


회식을 부담스러워하기는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충북도가 이달 초 직원 8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 가까운 44%는 회식문화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회식 문화가 불만인 이유는 '상사 중심의 회식'이 38.4%를 차지했고, '술을 강제로 권하거나 과도한 음주' 25%, '회식참여 강요' 21.3%, '회식일정·장소 일방적 결정' 15.1% 등으로 꼽았다.


직원들이 바라는 회식 문화는 1차만 하고, 저녁 9시 이전에 끝내는 것이다.


회식을 몇 차까지 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는 86.9%가 '1차'라고 응답했고, 회식시간도 8∼9시 48.6%, 8시 이전 39.1%로 조사됐다.


최근 직장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회식문화를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문화 공연 관람 등으로 회식을 대신하거나 술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다.


충북도 역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회식문화 개선 운동에 나섰다.


충북도는 회식문화 개선방향으로 '회식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하기', '회식 날짜는 최소 3일 전 공지하기', 119(1가지 술로, 1차까지, 오후 9시 전에 끝내기) 지키기'를 내놓고 지난 15일 '회식문화 개선 119 실천 다짐대회'를 열기도 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회식이 본래 취지와 달리 직원들에게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방식이나 일정 등을 결정할 때 직원들 의견을 수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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