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지는 계절이다. 봄에 싹이 돋아나 여름 한철 싱싱하게 자라던 잎들이 벌써 주황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벽에 걸려 있던 달력도 지다 남은 잎처럼 달랑 한 장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이다. 훌쩍 떠나 버린 날들에 아쉬움만 남는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굴곡은 있게 마련이다. 우주는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법이 없다.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삶을 이어 간다.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제주도는 최근 5년간 인구와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 수도 폭발적으로 불어났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도내 등록된 자동차 수가 50만대에 이르고, 한 달에 2000대 정도 증가한다고 하니 놀랍다.

그뿐 아니다. 렌터카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이런저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4, 5년이면 제주도는 자동차로 길이 막혀 꼼짝달싹 못하는, 차량이 애물단지가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자동차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편리함을 좇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화재가 발생하거나 응급환자가 생겨 차가 진입할 수가 없어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 매연으로 대기가 오염되고, 30분이면 가던 곳이 1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교통사고율이 1위다. 이래서야 어찌 보물섬이라 할 수 있을까. 낯 뜨겁다.

제주도는 급기야 ‘빠르고, 편리하며, 저렴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선차로제 도입, 환승센터·환승정류장 설치, 버스정보시스템 등을 확충해 놓았다. 30년 만에 대수술을 단행한 것이다.

이제 공사가 준공되어 시범 중이다. 아직 차선에 낯선 운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시민들도 한꺼번에 들이닥친 변화에 어리둥절하고 있다, 차라리 그대로 두지 왜 긁어 부스럼이냐며 푸념도 한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게 마련이다.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현행 공영버스 요금으로 단일화하고, 70살 이상 주민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단말기에 복지교통카드를 대면 탑승과 환승까지 하는 편리함도 있다.

수십 년 동안 몸에 익숙해진 습관이다. 그걸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눈앞의 편리함만 추구하다 보면 몇 년 후에는 불편한 점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힘들더라도 앞을 내다보며 인내하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한꺼번에 충족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나하나 불편한 점을 고쳐나가다 보면 쾌적한 대중교통 문화가 자리매김 될 것이다.

제주도가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마땅히 자가용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렌터카 수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의식전환이 필수다.

요즘 건강에 대해 관심들이 많다. 이 기회에 역발상적인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걸어서 다니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전국 노래자랑 사회를 보고 있는 송해 씨의 건강 비결은 자동차를 멀리하고 걸어서 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한 번쯤 곱씹어 볼 일이다.

일단락된 일이다. 불평불만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새 체제의 정착을 거들면 어떨까.

대중교통이 자가용보다는 더 빠르고, 편리하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획기적인 교통 환경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