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해악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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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담배는 20세기 초만 해도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일종의 멋스러움과 품위의 상징이었다. 아인슈타인, 처칠, 맥아더 등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유명 인사들이 공히 담배 예찬론을 편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20세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담배의 위상은 180도 달라진다. 담배 효용론에 결정타를 날린 건 미국의 의사 쿠퍼다. 1954년 담배 연기에서 벤조피렌이란 발암물질을 찾아낸 게 계기다.

담배연기엔 발암물질 60여 종과 유해 화학물질 4000여 종이 들어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 니코틴 중독으로 ‘공공의 적’으로 치부된다. 그런데도 해마다 10억명 이상이 흡연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그 때문에 세계에서 매년 약 600만명이 숨진다는 추산이 나오지만 담배회사 마케팅은 날로 진화하며 흡연자들을 유혹했다.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로 사랑받던 코미디언 이주일씨. 그는 2002년 62세에 폐암으로 사망했다.

폐암말기 환자일 때 공익광고에 출연해 흡연의 폐해를 알렸다. “담배를 피우다가 암에 걸렸습니다. 그동안 담배를 끊지 못한 게 한이 됩니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당시 광고에서 수척해진 그의 모습을 접한 이들 중에 약 300만명이 금연을 선언했다고 한다. 이씨와 친했던 가수 조용필씨도 하루 서너갑의 담배를 피우던 골초였지만 그후 금연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근래 정부의 금연 공익광고는 아예 공포 수준이다. 흡연자가 담배를 사면서 “폐암 하나 주세요” “후두암 하나 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섬뜩할 정도다. 담뱃갑의 흉측한 금연 경고 그림 또한 공포감을 넘어 혐오감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최근 담배 회사들이 47년 만에 미국 3대 지상파 TV와 유력신문에 다시 등장했다고 한다. ‘담배 선전’이 아니라 ‘담배 해악’ 광고를 하기 위해서다.

방송엔 45초 분량으로 “흡연은 매일 평균 1200명의 미국인을 죽인다. 살인·자살·마약·교통사고를 합친 것보다 사망자가 더 많다” 등의 내용이 편집됐다.

2006년 담배 해악을 인정하는 광고를 명령한 법원 판결에 항소를 거듭한 지 11년 만에 따른 조치다. 미국암협회와 비흡연자 단체 등의 집념이 크게 일조했다고 한다.

요즘은 우리 사회도 어떻게 하면 담배를 추방할까 하는 고민이 대세다. 통상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20명 중 1명꼴이다. ‘톰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툭하면 “금연처럼 쉬운 건 없다. 나는 천번도 더 끊었다”고 농을 건넸다. 그 말처럼 될 때까지 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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