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는 공동체 번영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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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고 남아야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건 아니다. 사람에겐 본디 측은지심이 있기에 이를 베푸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가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작은 불쏘시개가 모여 불꽃을 피우는 모닥불이 더 따스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건대 소외된 이웃을 돕는 온정야말로 지역공동체를 훈훈하게 데우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근래 우리 사회도 기부문화가 싹트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요원한 모양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살기가 팍팍해지면서 기부문화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제주지역 기부 경험자 비율은 2014년 39.9%에서 2015년 35%, 2016년 32.6%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3년 사이에 7.3%포인트나 떨어진 건 예삿일이 아니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응답이 55.9%로 절반을 넘어섰다. 그 뒤를 이어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와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 등의 답변도 적지 않았다. 공동체 사회의 연대의식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격언처럼 각박해진 세태를 여실히 반영한 것이어서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이로 인해 불우이웃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추운 연말이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이런 때 일수록 힘든 이들에게 따뜻한 배려와 온정이 절실하다. 나눔은 이웃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함께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제주의 구성원들은 불황 때마다 타오르는 이웃사랑을 보여 왔기에 더 그러하다.

기부문화를 튼실히 하기 위해서는 소액이라도 꾸준히 기부하는 정성이 모아져야 한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기부문화는 경제규모에 비해 취약한 편이다. 세계기부지수에서 한국은 139개 나라 중 62위에 그쳤다. 신뢰사회 구축과 세제 특례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요즘 같은 세태에 어렵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더라도 호주머니를 열어 쌈짓돈을 보탠다면 우리 사회는 한결 따뜻해질 거다. 도움을 받은 이는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할 테니 그 파장 또한 감동의 물결이다. 이번 겨울에도 온정의 행렬이 이어지길 희망한다. 기부는 타인을 경유해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이라고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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