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탈락 속출, 노년복지 사각 우려
기초연금 탈락 속출, 노년복지 사각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내년 9월부터 기초연금이 현행 월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오른다.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 노인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에 제주에서 기초연금 탈락자가 속출한다는 딱한 소식도 들린다. 연금 중단은 빈곤 노인가구로선 생활고와 직결된 날벼락 같은 일이다. 연금이 노인복지의 출발점이라는 면에서 예삿일이 아니다.

제주지역에서 올 들어 기초연금을 신청한 6833명 중 45%(3073명)가 수급 자격에서 탈락했다고 한다. 이는 전국 평균 탈락률(29%)을 16%포인트나 상회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초연금 수급률도 2014년 64.9%에서 2015년 64.8%, 지난해 62.8%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년 연속 전국 평균 66%대를 밑돌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부동산 광풍에 있다. 매매도, 소득도 없는데도 부동산 가치가 올라 재산이 늘었다는 이유로 연금 수급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최근 3년간 땅값이 폭등한 제주에서 유독 그런 사례가 많았다. 실제 공시지가 상승률을 보면 2015년 12.4%, 지난해 27.8%, 올해 19%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 전국 평균 상승률은 5.34%였다. 제주가 전국보다 4배 가까이 뛴 셈이다. 미친 땅값이란 표현이 나올 만한 것이다.

알다시피 기초연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높은 노인빈곤율을 완화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제주지역의 경우 현재 5만6000여 명이 월 최대 20만2600원의 혜택을 받는다. 거기에다 새 정부는 내년 9월부터 기초연금을 25만원으로 인상키로 예산안에 반영한 상태다. 연금 탈락자들의 박탈감이 어떠할지 눈에 선하다.

사실 이 문제는 말년의 노인들에게 남은 집이나 밭뙈기의 값이 뛰면서 파생된 문제다. 그렇다고 그걸 선뜻 처분하기도 난감하다. 연금 받자고 사는 집을 팔기가 그리 쉽겠는가. 자신도 모르게 연금 탈락자가 됐으니 황당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노인들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설령 일이 있더라도 실속이 떨어져 기초연금에 의지하기가 쉬운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엉뚱하게 불똥이 튄 실수요자 구제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제주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연금 기준을 개선하는 것이다. 탈락자에 대한 노인 일자리 연계정책도 필요하다. 기초연금은 저소득 노년 복지의 버팀목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