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발 136.5m, 높이 87m의 달산봉 전경.

달산봉(達山峰)은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에 위치한 기생화산이다.

 

해발 136.5m, 높이 87m인 이 오름은 모양새가 달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어졌다.

 

다른 오름들에 비해 한라산과 멀리 떨어져 ‘탈(脫)산봉’, 과거 오름 정상부에 봉수대가 있었다는 데서 ‘망(望)오름’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달산봉은 하천리 주민들에게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라고 전해진다. 오름 서쪽 등성이에는 공동묘지가 조성돼 있는데, 영혼은 비록 떠났지만, 육신만은 그곳을 떠날 수 없었나 보다.

 

말굽형 분화구를 지니고 있는 이 오름은 동부 일주도로와 번영가 만나는 표선 교차로 근처에 우뚝 솟아 있다.

 

교차로에서 성읍리 방면으로 1㎞가량 진입해 우측 소로를 따라 이동하면 오름 기슭이 나오며, 다시 좌측으로 100여 m를 가면 오름 진입로에 도착한다.

 

산책로는 아주 잘 정비됐다. 바닥에는 푹신푹신한 야자 및 고무 매트가 깔렸고, 급경사 비탈길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다. 이곳을 찾는 등산객 모두가 편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세심함이 몸소 느껴졌다.

 

오름은 정상까지 비쭈기나무와 까마귀쪽나무, 사스레피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사면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말하는 산정부에는 가시덤불이 우거진 가운데 예덕나무가 군락하고 있으며. 산에서 적 방향으로 기울어진 경사면에는 해송이 주를 이뤘다.

 

   
▲ 달산봉 산책로.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야자 매트가 바닥에 깔려 있다.

그곳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는 도심에 지친 현대인들의 심신을 달래주고, 속세에 찌든 때가 한 번에 씻겨 내려가는 듯한 상쾌함을 주기 충분했다.

 

정상까지는 천천히 가도 대략 40분이면 오른다. 비교적 낮은 오름이지만, 그렇다고 얕봐서는 안 된다. 산책로가 지그재그 형태로 이어져 빙 돌면서 오르게끔 만들어졌을 뿐더러 가파른 경사 구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력과 씨름하는 그 누구나 이 과정에서는 이마에서부터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마련.

 

이럴 땐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다. 바람에 나뭇잎이 부딪치는 소리와 새소리, 숲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양방향으로 나뉘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 설치된 이정표는 좌측으로 200m를 가면 ‘오름 정상’이, 우측으로 800m를 가면 ‘오름 입구’가 나온다고 안내돼 있다.

 

처음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충분히 헷갈릴만해 보인다. 좌측 200m 오름 정상은 ‘달산봉 정상’, 우측 800m 오름 입구는 ‘제석오름 입구’로 알아들어야 한다.

 

   
▲ 달산봉 정상.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정표가 안내한 대로 왼쪽 길로 5분 남짓 오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딱히 ‘이곳이 정상’이라고 알리는 표시는 없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시원하게 보이고, 도내에서 가장 넓은 백사장을 가졌다는 표선해수욕장도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 남부 해안의 최고 절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측으로는 달산봉과 붙어 있는 제석오름도 일부 보인다.

 

봉수대 터는 원형의 낮은 봉우리로 남아 있었다. 잡초에 가려져 있어 잘 보이지 않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산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신체 무게중심이 높아 미끄러지기 쉽고, 무릎에 지속적으로 충격이 가기 때문이다.

 

되도록 발바닥을 땅에 가볍게 닿게 하고, 무릎은 약간 굽혀 충격을 흡수시켜야 한다. 발이 앞으로 쏠려 발가락이 눌리거나 물집이 생길 있어 등산화 끈은 바짝 조이는 게 좋다. 급경사 구간에서는 보폭을 좁히고, 속도는 늦춰야 한다.

 

어느덧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 춥다고 안에서 웅크리지만 말고, 오름을 오르며 자신에게 건강하고 상쾌한 삶을 선물해 주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