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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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편집국장
유아는 엄마의 젖꼭지를 무는 순간부터 애정을 탐색한다. 이때 엄마의 진정성 여부에 따라 성격 형성이 달라진다. 이 같은 성격발달단계설(8단계)을 주장한 이는 에릭슨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이에게는 익히 알려진 정신분석학자이며 심리학자이다. 그는 인간의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는 전인생 과정을 8단계로 구분해 각 단계에서 성격발달에 핵심적인 ‘과업’과 ‘위기’를 높은 통찰력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생에서부터 5세까지를 3단계로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유아는 생후 1년 사이에 부모로부터 진정한 애정을 감지하면,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안전하고 의지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 ‘신뢰감’을 습득한다. 반대로 부모의 애정이 부적절하고, 일관성 없고, 부정적이면 ‘불신감’을 갖는다. 이처럼 유아기에는 부모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아동수당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미국, 멕시코, 터키뿐이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국가 31개국 중 20개국은 부모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내년 9월부터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전제 아동 253만명 가운데 소득 하위 90%의 만 0~5세 아동에게만 해당한다. 부모가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아동은 수당을 받지 못한다. 이를 두고 국회 논의과정부터 논란이 뜨거웠다. 소위 ‘금수저’ 자녀의 포함 여부였다. 결국 여ㆍ야가 정략적으로 합의했다. 선별적 지급으로 아동수당 예산 1조1000억원에서 1000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지만, 후폭풍이 크다. 우선은 상위 10%를 가려내기 위한 행정비용이 만만치 않다. 매년 소득ㆍ재산을 따져야 하고, 부모들은 일일이 소득ㆍ재산을 신고해야 한다. 그래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국가와 사회가 아동의 양육을 함께 책임진다는 공동체 형성에 금이 갔다는 점이다. 이는 부모와 아동의 심리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에릭슨은 2~3세에는 아동이 부모를 신뢰하는 것을 바탕으로 해 자율성을 발달시킨다고 했다. 이 단계에서 불신감을 떨쳐내지 못하면 아동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한다. 이는 4~5세에도 이어진다. 1,2단계를 통해 신뢰감과 자율성을 발달시킨 아동은 주도성을 키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동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이처럼 아동들의 성격이 단계별로 차곡차곡 형성되고 있다는 이론을 접하고 나면 아동수당 차별 도입이 예사롭게 볼 수 없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은 숟가락 색깔과 관계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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