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詩 水巖 李昌俊(작시 수암 이창준)
朝寒結露晝天蒼 조한결로주천창 아침에는 찬 이슬 낮에는 푸른 하늘
一陣淸風落葉颺 일진청풍낙엽양 한 가닥 시원한 바람에 낙엽은 흩날리네/
相思花開追雅故 상사화개추아고 상사화 꽃이 피니 옛 친구 생각나
三杯酒獻恁愉望 삼배주헌임유망 술 석잔 올리니 그대 즐거이 마시게나/
▲주요 어휘
△一陣淸風=한 순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颺=날릴 양 △雅故=옛 친구 △獻=드릴 헌 △恁=생각할 임, 너 임(님)
▲해설
올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웠다.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날이었다. 그래도 지내다 보니 어느덧 많이 시원해 졌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뜰 안을 거닐면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던 중 문득 예쁜 꽃 몇 송이가 보였다. 꽃이 필 때에는 이파리가 없고, 이파리가 돋아 날 때에는 꽃이 없어 서로 그리워한다는 상사화였다.
꽃대를 힘차게 뽑아 올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문득 이 꽃을 구입했던 시절이 떠올랐고, 동시에 함께 구입했던 고인이 된 옛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보니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삼십년이 다 되고 있었다.
그와 함께했던 많은 시간들 속에 잠겨있을 때 전화가 울리더니 또 한 친구가 생을 마감했다고한다. 오랫동안 병마와 잘 싸우더니. 꼭 이겨내리라 믿었는데. 허탈해졌다.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술 석잔 올리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아프지 말라고 기원하면서.
<해설 수암 이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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