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식 소고기 해장국
제주식 소고기 해장국
  • 제주신보
  • 승인 201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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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동철 사회부장
서울에 출장을 갈 때마다 소고기 해장국집이 눈에 띄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주위에 물어보면 해장국 대신 곰탕이나 설렁탕, 순댓국밥을 추천해서다.

황하라는 필명으로 해장국 전국 기행담을 쓰고 있는 인터넷 작가는 ‘제주식 소고기 해장국’의 비결과 맛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제주식 해장국이 양평해장국과 비슷하지만 뭔가는 다르고 독특하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신내마을에서 유래된 양평해장국은 소의 선지와 양을 넣고 고춧가루 대신 고추기름으로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50년 전 북한강에서 뗏목을 타고 다니며 다리 공사를 하는 일꾼들에게 국밥을 팔던 할머니가 만들었다고 한다.

사골로 육수를 내고, 선지와 소의 부산물이 들어가는 것, 다데기(양념장)를 고추기름으로 사용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제주식은 독특한 것이 많다.

우선 한입 크기로 썰어 놓은 고깃살이 듬뿍 들어간다. 여기에 콩나물과 우거지가 푸짐하다. 당면은 제주에서만 들어가는 재료다. 더욱 독특한 것은 날계란을 주는 곳도 있으며, 다진 마늘을 양념장으로 나오는 것도 제주식이다.

다른 지방에선 설렁탕에만 들어가는 고깃살을 아낌없이 담고 콩나물과 당면, 우거지가 들어가고 고추기름으로 맛을 내는 데다 다진 마늘을 한 숟갈 넣으면 제주식 해장국이 완성된다. 취향에 따라 날계란을 풀어 넣어도 된다.

더욱 얼큰한 맛을 원하는 술꾼들은 소 내장탕을 주문하는데 이 역시 다른 지방과 달리 대창, 소창, 양은 물론 염통, 허파 등 모든 부산물이 다 들어간다.

관광객들은 우선 제주식이 푸짐해서 좋다고 한다. 그리고 얼큰하면서도 개운하고, 사골국물의 진한 육수 맛에 감탄하고 있다.

주말마다 제주사람들이 온 가족을 동반해 아침 겸 점심으로 소고기 해장국을 왜 먹는지 알 것 같다고 한다.

반찬은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풋고추가 전부다. 해장국을 먹기 전에 깍두기 국물부터 마시는 것이 순서다. 얼얼하고 시원하면서 아삭한 깍두기 국물과 해장국은 환상의 궁합이다.

어릴 적부터 이런 해장국을 먹고 자란 출향 인사들은 된장 국물로 끊여낸 청진동식 해장국이나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 맛을 낸 전주식 콩나물해장국으론 속이 풀리지 않는다고 한다.

3대 천왕으로 불리는 소고기 해장국집은 서울 홍대점, 부산 강서구점, 경기 일산점 등 전국에 분점을 낼 정도다.

모 해장국은 식당에서만 판매됐던 것을 냉동 포장식품으로 만들어 지난해 CJ몰에 출시했다. 출시 20시간 만에 250개가 완판 됐고, 2주 만에 3000개가 팔렸다.

제주식 해장국이 온라인으로 배송된 것은 제주에 여행 왔다가 맛을 잊지 못한 마케터가 1년간 다양한 노력을 통해 만들어 냈다고 했다.

고기국수와 갈칫국, 몸국이 제주의 대표 음식이던 것에서 요즘 SNS에선 제주식 소고기 해장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요리학원에선 제주식 해장국의 비법을 전수해 준다며 ‘황금 레시피 착한 전수’라는 문구로 포털사이트에 홍보하고 있다.

제주를 방문한 많은 관광객들이 새벽 5시면 문을 여는 해장국집을 찾아 전날 과음으로 쓰린 속을 풀고 있다. 도민들보다 더 많은 맛의 비결과 맛집을 공유할 정도다. 선지 또는 고추기름 양념장은 빼 달라며 자연스럽게 주문까지 한다.

제주식 해장국이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한류 열풍처럼 한국을 넘어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진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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