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앞에 선 재일 디아스포라 처절한 삶 기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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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웅컬렉션 송영옥 탄생 100주년 ‘나는 어디에’ 전시 15일 개막식
김복기 아트인컬처 대표, ‘송영옥과 디아스포라 미술’ 주제 강연
역사·국가·사회·이데올로기에 의해 고통받은 자화상 표현

“그는 조용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굉장히 과격해지며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지난 15일 제주도립미술관. 하정웅컬렉션 송영옥 탄생 100주년 기념 ‘나는 어디에’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복기 아트인컬처 대표가 전시연계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정체성을 갖는 재일(在日) 1세대 송영옥(1917~1999) 작가. 디아스포라의 울분과 서러움의 생애, 남한과 북한, 일본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화폭에 오롯이 담았던 작가다.

 

송 작가는 제주시 조천 출생으로, 일제강점기 때 측량기사인 부친을 찾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간 뒤 정착해 그림에 일관된 주제의식과 독창적 작품세계를 표현했다.

 

이 전시는 지난 3월 개관한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이 송영옥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9월 17일까지 진행한 이 후, 작가의 고향인 제주도립미술관에서 내년 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김복기 대표는 송 작가의 작품에 대해 “그림이 일종에 자화상”이라면서 “대부분 자전적 그림으로 이뤄졌다. 디아스포라의 생을 일기 쓰듯이 처절하게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송 작가는 민족적, 이데올로기, 먹고사는 문제 등을 작품에 녹아내며 주로 분노하고, 울부짖는 야수적인 인간상을 표현주의 기법으로 그려냈다.

 

1983년 9월. 55년 만에 고국을 밟은 송 작가는 이후 작품세계관이 변화한다. 70년을 떠돌이로 생활하며 쓰디쓴 빛과 고독을 표현했던 그가 탈이나 불상, 농악놀이나 정물을 그리며 보다 온건한 작품을 발표한다.

 

전시관은 ▲돌아갈 수 없는 조국 ▲벽 앞에 서다, 재일 디아스포라의 생애 ▲절규하는 자화상 ▲전쟁과 폭력에 대한 고발, 평화의 염원 ▲절름발이 개의 비유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그 밖에 조카와 주고 받은 편지 등 송 작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유품들도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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