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무술년(戊戌年) 새해는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 중 하나인 제주4ㆍ3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강산이 일곱 번이나 바뀌었음에도 그 아픔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4ㆍ3의 정의로운 청산과 완전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2018년이 4ㆍ3의 정의로운 해결이 일대 전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일단 4ㆍ3의 아픔과 정신을 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이해하고 공유해야 한다. 나아가 세계에 알려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제주사회가 내년을 ‘4ㆍ3의 전국화,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은 건 그래서다. 이를 위해 ‘2018 제주 방문의 해’가 운영돼 다양한 기념 사업이 추진된다. 그리고 엊그제 세부 사업이 확정됐다.
4ㆍ3 70주년 기념 사업은 총 148억원이 투입돼 추모위령, 문화예술, 학술, 교류협력, 세대전승 등 5대 분야 117개 사업으로 진행된다. 주요 사업으론 4ㆍ3 희생자 추념식, 4ㆍ3 희생자 추념일 지방공휴일 지정, 전국 분향소 설치, 광화문 4ㆍ3 문화제, 4ㆍ3 문화예술축전, 다크 투어 프로그램 개발 및 4ㆍ3 평화기행, 국민 대토론회, 4ㆍ3 왜곡사례 조사, 국제학술대회, 4ㆍ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등이 있다.
4ㆍ3 70주년 기념 사업엔 제주도를 비롯해 도의회, 도교육청, 제주관광공사, 제주개발공사, 4ㆍ3평화재단, 4ㆍ3희생자 유족회,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등 도내 모든 공공기관 및 단체 등이 공동 참여한다. 범국민위원회를 통해 제주출신 각계 인사, 국내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중앙 정치권 등도 함께 한다. 그야말로 매머드급이다.
그만큼 4ㆍ3 70주년 기념 사업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념 사업을 통해 4ㆍ3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제주인의 화해와 상생, 배려와 존중의 공존, 역사적 교훈 등이 국내외에 제대로 전달됐으면 한다. 기념 사업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을 때 그걸 가능케 할 것이다.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까닭이다.
전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도 요구된다. 국민과 함께 하는 4ㆍ3 70주년 기념 사업만이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공존과 공영의 ‘평화 대장정’을 시작하는 새로운 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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