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누가 부모를 부양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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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가족’이라고 한 응답자가 1998년에는 조사대상의 89.9%였던 반면, 2016년에는 30.6%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전통적 효(孝)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주의가 서서히 약화하면서 소가족화 내지 핵가족화가 심화되는 탓이 크다. 또한 여성의 교육수준과 사회진출이 늘고 사회규범과 제도가 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부모 부양을 사회의 책임으로 보려는 사람 또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부양 책임이 사회 등에 있다고 한 응답자는 1998년엔 2.0%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50.8%에 이른다. 이는 국가와 사회 등에 의한 공적 부양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종합 분석한 ‘2016 제주지역 고령자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 내 65세 이상 인구는 8만9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제주를 가꾸어온 부모세대의 급속한 고령화 등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4만8000가구로써, 이는 전체 가구의 20.4%를 차지하며 10가구 중 2가구가 고령자 가구인 셈이다. 이 중‘나홀로 1인 가구’ 비중은 30%를 넘어선다.

고령자 1인 가구는 여성 73.6%, 남성 30.9% 등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7배 정도 많다. 연령별로는 70대 43.8%, 80세 이상 30.8%, 60대 25.4% 등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 1인 가구 중 80세 이상 가구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30%를 웃돌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2000년과 비교하여 2016년에 갑절에 이르는 4만6000명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추세를 바탕으로 장래 인구추계를 할 경우 2040년께에는 제주지역의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가 8만명까지 더 불어나 전체 인구의 32.6%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제주지역이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개발에 따라 서구화 내지 국제화의 광풍이 필연적으로 세차게 불어 닥칠 것이다. 이런 여파로 소가족화 내지 핵가족화 확산과 더불어 자녀와 따로 거주하려는 고령자의 전통적 주거방식, 즉 소위 ‘안 팍 꺼리’주거 인식, 직장 문제 등으로 인한 육지 또는 도시지역으로의 자녀 주거지 변경, 집안 문제로 인한 가족 해체 등이 현실화될 것이다.

그 결과 고령자 부양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덩달아 고령자들의 각종 질병·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전혀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보다 체계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이 절실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96세 모친을 재가 부양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80세 중반까지는 전통가옥 단독주택에서 혼자 사셨다. 지금은 제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재택부양하면서 낮에는 행정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가족과 같이 살아 가족일원이라는 소속감이 생김으로써 건강도 나아졌다. 모친께서는 간혹 자신이 살아온 인생 역정을 손자에게 말해주고, 손자 또한 가족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며 모친을 간호하곤 한다. 특히 기대하고 있는 것은 필자 또한 은연중 제 자식을 통한 필자의 장래 재택부양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희망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생각건대 개인적으로는 경험에 비추어 가능하다면 자식의 재택부양에 부수하여 시설부양을 곁들이는 부양이 부모 자식 모두에게 바람직한 부양방법이 아닌가 한다. 부양은 효의 근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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