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문화상의 위상 제고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상의 위상 제고를 위해
  • 제주신보
  • 승인 201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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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준, 한국문인협회 이사, 작가/논설위원

매년 연말이 되면 사회 각층에서는 각종 상이 쏟아진다. 수상자는 자신의 업적에 대한 치하이니 영광이고, 수여자 역시 주는 기쁨이 있다.

그러나 모든 상이 권위가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상금과 수여자에 따라 상의 위상이 달라진다. 상 중에는 주는 사람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해 하사하는 상도 있고, 심지어 참가비 등 돈을 내고 응모하여 상을 받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들이 받는 상들에 그런 경우가 많다. 치적을 홍보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상이 필요하고 상을 주는 단체나 기관도 상금 없는 상패만을 주기에 상을 남발한다. 수여자가 심사에 깊숙이 관여하여 부적절한 사람을 선정함으로써 상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공모를 하는 경우와 기존의 업적을 가지고 추천을 받아 선정하는 경우다. 공모의 경우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형평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으나 받을 만한 사람이 신청을 기피하는 경향이 단점이다.

추천의 경우는 우수한 대상을 선정하는 장점이 있으나 심사위원들의 인맥이나 네트워크 등 정실에 흐르거나 담합의 우려가 높기 때문에 심사위원 성향에 따라 대상이 한정되는 단점이 있다.

노벨문학상의 경우는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발표한 기존의 작품이 대상이며 반드시 모국어로 된 작품이 있어야 하고 영어나 스웨덴어로 번역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노벨상을 선정하는 기관은 부문에 따라 다른데 노벨문학상은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선정한다, 그리고 추천할 수 있는 기관도 스웨덴, 프랑스, 스페인의 아카데미 세 곳인데 이들은 매년 9월 전 세계 문학관련 단체나 유명 문인들에게 의뢰장을 발송하여 후보 추천을 받는다. 이렇게 매해 추천받는 작가가 3백여 명이 되고 이들은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6개월에 걸친 여러 가지 심사과정을 거쳐 2월에 수상자를 선정 발표한다, 상금은 노벨 재단이 1년 동안 운영한 기금 이자 중 67.5%를 다섯 부문으로 나눠서 주기 때문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노벨문학상 상금은 약 13억 원 정도가 된다. 세계 문인을 대상으로 공정한 심사와 세계 최고의 상금으로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에도 수많은 상들이 있다. 그들 중에는 이름만으로도 영광스런 상도 있지만 많은 상금만으로 권위를 얻는 상도 있다. 문학상의 경우 제주4·3평화문학상 소설부문의 상금이 7000만 원으로 현재 최고의 상금이다.

제주도문화상의 초창기는 문화예술부문 1인만 시상했는데 이후 공익상, 개척상 등 3개 부문으로, 2000년부터는 8개 부문으로 늘어났다. 이는 민선 실시 이후 도지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헌데 선거직 정치인들이 주는 상에는 상금을 주지 못한다. 기부행위로 선거법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상도 상패만 수여한다. 상의 권위가 퇴색되어버렸다. 그렇잖아도 상의 정체성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사람들이 문화상에 대한 주변의 추천조차 외면하거나 거부하는 상황을 가끔 목격한다. 그런 연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금년에는 예술부문에 수상자가 없다.

도지사 이름으로 상을 주게 되면 당연히 대상자의 정치성향이 심사의 검색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제주도민을 대표하는 상의 위상 제고와 탈정치화 그리고 합당한 상금을 수여하기 위해선 제주도문화상의 수여 주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

가령 제주문화예술재단이나 도에서 출연하는 민간단체에 위탁을 하여 제주도민이 존경하거나 대표할 수 있는 원로그룹으로 문화상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의 이름으로 수여한다면 상금 등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상의 권위는 상금에서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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