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처럼 변덕스러운 것이 있을까. 그래서 천의 얼굴을 가진 것이 날씨라 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해도, 정확히 날씨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날씨만큼이나 복잡하고, 앞일을 예측할 수가 없다. 인생도 매한가지다.

요즘 세계가 이상 기온 때문인지, 태풍이나 홍수, 화재와 폭설 같은 예기치 못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사람들의 잘못으로 인해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도 하루에 수백 건씩 생겨, 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이는 천재도 있지만 분명 인재도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몇 달 전 포항지방에서 규모 5.4지진이 발생했다. 서울과 강원은 물론이고 바다 건너 제주지역까지 감지될 정도였다. 전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 물론이다.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미루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피해도 꽤 컸다. 주택 1200여 채가 파손되고 60여 명이 다쳤다. 집을 잃은 이재민도 1500명을 넘어섰다.

그간 남의 나라 일로만 생각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지진이 우리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지진이 발생하고 난 뒤의 일이다. 매뉴얼을 갖추고 있지 않아 극도로 혼선을 초래했다는 얘기다.

일본은 지진이 발생함과 동시에 중앙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매뉴얼대로 신속히 대응한다. 주민이 알아서 하라는 우리나라와 달리, 질서 있고 차분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의 나라 일이지만 부럽다.

평화로운 환경 보물섬이란 제주도는 지진의 안전지대에서 자유로울까. 제주도도 예전부터 우리가 감지 못하는 미미한 지진이 수천 회 발생했다고 한다.

올 들어서도 벌써 11차례나 관측됐다고 하니 우려스럽다. 이제 제주지역도 지진 위험에 노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진은 최악의 자연 재해 중 하나다. 일단 일어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재앙이 닥치기 전에 특단의 대비와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제주도는 각종 재난 발생 시 이재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내 공공시설물 일부가 이재민 구호소로 지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해당 구호소의 안전 여부가 제대로 점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공공시설 내진 설계 적용 현황에 따르면 학교, 병원 등의 내진율은 19.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제주도 지진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갈급한 곳이 학교다. 현재 학교 건물 대부분은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 지진이 일어나면 무방비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육감은 요즘 이런 것에는 아랑곳없이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학부모님들에게 경제적 사정을 덜어 주어 하등 나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라도 닥칠지 모를 지진으로 인해 수많은 학생들의 인명 피해가 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안전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민간단체인 자율방재단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재난과 재해, 안전사고에 대비한 리플릿을 들고 거리에 나가 보면 낯 뜨거울 때가 많다. 남의 일인 양 본체만체한다.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생명과 재산은 스스로 지킨다는 확고한 의식이 필요하다. 남에게 내 귀중한 생명을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평소 재난과 재해,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