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과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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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은 소방관이다.

인하대 연구팀이 2014년부터 약 2년 동안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교생과 대학생, 일반 성인 등 124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직업관’에 대한 조사 결과다.

신뢰성과 존경도, 국가·사회적 공헌도, 청렴도, 준법성 등 5개 부문(10점 만점)을 대상으로 44개 직업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소방관이 8.41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 연구팀은 1996년, 2001년, 2009년에도 같은 조사를 벌였는데 2001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 연속으로 소방관이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에 올랐다.

▲29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을 입은 제천 화재 참사로 소방당국의 구조 활동이 신속·정확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 있는 대형 LP가스 탱크 폭발로 대규모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옥상에 대피해 있던 20여 명을 구조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비상계단 및 현장 진입, 사다리차 설치, 평면도 확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고, 일부 유족들은 소방당국이 출동 즉시 2층 여성 사우나 통유리를 깨고 구조에 나섰다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인명피해가 커지는 바람에 화재 현장에서 사력을 다해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의 심정은 안타깝고 참담할 것이다.

▲화재가 발생하자 정치권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화재 참사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달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적절한 소방 장비와 인력이 투입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소방 장비 및 인력 확충과 건축 관련 법규의 점검 필요성 등을 지적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현장에 출동한 지휘관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런 참사가 난다”며 현장 대처 잘못을 비판했고, 김성태 원내내표는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소방 장비와 인력의 확충도 분명 필요하고, 현장 지휘관들의 적절한 판단과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렇기에 네 탓 공방에 앞서 시급한 것은 법과 제도, 그리고 예산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정치권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화재 참사 원인도 여·야의 입장에서만 찾으려고 애를 쓴다.

인하대 연구팀의 가장 존경받는 직업 조사에서 왜 국회의원이 44위로 꼴찌를 기록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의원은 4.17점을 받아 소방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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