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법칙과 승자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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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이번 겨울에 동생이 어머니에게 패딩을 사 드렸다. 큰아들인 나도 여태껏 많이 사드렸던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시집와서 지금까지, 매년 1월 1일이면 부모님께 떡국을 대접하던 아내가 올 연초에 해외출장을 갔다. 백 번 잘하다가도 한 번 소홀하면 불효되기 십상이라는 것을 아는 아내는 출장 기간 내내 마음이 무거울 게다.

‘나쁜 것부터 먼저 배운다’,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한다’, ‘욕만 잘 한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좋은 것을 더 많이 배웠고, 하라는 일은 이미 다 했으며 어쩌다 ‘욱’할 때 나도 모르게 나온 실수였을 뿐인데.

‘부정은 긍정보다 강하다’(Bad is stronger than good).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라 한다. 부정적 정보는 긍정적 정보를 압도한다. 사회심리학자 바우마이스터의 주장이다. 나쁜 이미지가 좋은 이미지보다 뇌에 더 강한 자극을 주고, 부정적인 행동이 긍정적인 행동보다 각인되기 쉽다.

이는 인간이 생존 본능이며 부정적 정보에 더 반응하는 것은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인간의 적응 속성이다. 설령 희망 신호를 흘려보냈다 하더라도 즐겁게 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를 포기하는 정도로 끝나지만 위험 정보를 무시하면 최악의 경우 죽거나 다칠 수도 있다.

부정 편향이 순기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행동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몸무게를 빼지 않으면 큰일납니다” 라는 의사의 경고에 내 아내는 주위사람들이 걱정할 정도로 살을 뺐다.

인간의 부정 편향은 기억과 정서를 지배하고 사회적 관계, 도덕적 판단에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악플로 인한 분노와 상처가 선플이 주는 기쁨과 감동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악플 하나가 백개의 선플 보다 더 강력한 법이다.

이러한 부정 편향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 ‘5:1 법칙’이다. 마법의 비율로 알려진 5:1 법칙은 행복한 부부 사이를 위한 법칙으로 존 고트먼 교수가 처음 주장했다. 부부간의 대화에서 부정적인 표현이 1의 비율로 나타났을 때 긍정적 표현은 5의 비율로 나타나야 안정적이고 행복한 부부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5:1의 법칙은 조직 생활에서도 적용된다. 마셜 로사다 교수의 ‘2.9:1 법칙’이 5:1 법칙을 뒷받침하고 있다. 성장하는 기업은 쇠퇴하는 기업보다 긍정적 발언이 2.9:1 비율로 부정적 발언보다 많다. 특히 실적이 가장 좋은 회사의 긍정적인 발언이 6:1의 비율로 부정적 발언보다 많다. 이 로사다 비율(Losada ratio)은 개인이나 조직에서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할수록 성공에 더 가까워지고 있을 보여주고 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부정적 표현 역시 한 번 입 밖으로 나오고 나면 수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정 편향을 줄이기 위해 긍정적 표현을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승자의 언어’를 쓰도록 노력하는 것이 부정에 노출되지 않는 좋은 방안이다. 승자의 언어는 긍정적인 말의 위력을 보여주는 표현으로 미래지향적이고 확신에 차 있으며 힘을 주는 말이다. 긍정적 말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계속 쌓다 보면 부정의 공격을 막는 방어기제가 될 수 있다.

승자의 언어의 근간인 긍정적 사고와 표현은 세상을 널리 보며 많은 것을 포괄한다. 상처 없는 삶이란 없다. 인생에는 실패와 좌절이 있고 어려움도 많다. 그러나 인생 전체를 큰 그림으로 봤을 때 긍정적 사고와 표현들이 사연 많은 질곡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니?” 물음에 중 2 딸은 서슴없이 대답했다. “지금!” 탈무드에서도 삶의 목표란 거창한 게 아니라 하루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라 했다. 2018년 아침, 승자의 언어로 말해 본다. 2018년! 지금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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