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띠 해에 품는 희망의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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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희, 제주문화교육연구소 소장

2018년은 무술년 개띠 해이다. 무술년의 무(戊)의 의미는 황색이고, 술(戌)은 개를 뜻함으로 새해는 ‘황금 개띠’라고 한다. 옛날부터 개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동물이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이고, 때로는 사람을 위험에서 구하기도 한다. 개는 낮선 곳에서 먼 길을 걸어 주인의 집을 찾아오기도 한다. 개는 주인에게 믿음을 주고 의리가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개띠 해에 품는 희망이 있다면 살얼음 언 우리 사회의 어려움들을 따스하게 품을 수 있고,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의 형성과 경제의 회복, 지도층의 청렴과 결백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가 되길 기원해본다.

우리의 삶은 시작이라는 것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다. 첫 일출, 첫 직장, 첫 만남 등, 새해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먼 곳까지도 이동을 한다. 첫 직장에서 만났던 친구들과의 지속된 우정을 소중히 여기며, 내 아이와 세상에서의 첫 만남은 설레임과 기대로 가득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첫 발을 내딛을 때의 행복감은 삶에 힘을 불어 넣어 준다. 이렇게 내일의 태양은 오늘과 다름이 있다.

우리가 맞이하는 내일은, 보내는 오늘과 다른 무엇이 있길 기대한다. 거기에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묵은 것을 정성스럽게 보내는 마음도 있다. 해마다 12월 31일 늦은 저녁 시간, 시어머니는 부엌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가스렌지 옆에다 쌀을 올리고 촛불을 밝히고는 온 마음으로 기도를 하신다. 그 때 나는 그 의미도 알지 못하면서 어머니를 따라 절을 하곤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어머니는 조왕신에게 가족의 안녕을 빌었던 것이다. 가족의 새해 안녕을 위해 어머니가 정성으로 기원한 것이다.

세모(歲暮)에 2018년 달력을 받고 2017년 시작 때 다짐했던 것들을 되돌아본다. 하고 싶었던 것을 해내면서 가졌던 뿌듯함과 해야 했지만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 버리지 못해 그냥 갖고 가는 마음들을 다독거려 본다. 2018년, 새로 태양을 맞이하며 새해에는 좀 더 다른 모습의 자신과 새로운 것을 생산해내는 내가 되고자 인생의 설계를 해본다.

달력을 넘기다 양력 1월 1일에 ‘신정(新正)’이라고 표기돼 있는 것을 봤다. ‘신정’의 의미 속에는 우리 민족의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역사가 깃들어 있다. 일제는 음력의 전통은 구시대의 유물이고 새로운 문물인 일본의 양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요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양력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96년부터이다. 1896년 친일파 내각은 조선시대의 연호를 건양(建陽)으로 바꿨다. 그들은 양력 1월 1일을 신정이라 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설날인 음력설을 ‘구정(舊正)’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양력설이 도입되었어도 우리 국민들은 전통적으로 내려온 음력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1907년 신정과 구정을 함께 유지하는 것은 이중과세(二重過歲: 양력과 음력으로 설을 두 번 쇠는 것)이니 설날(구정) 행사를 폐지해야 된다는 친일파 이완용의 진언으로 그때부터는 국민들이 지냈던 설날 행사도 폐지되었다.

구정이라고 불리어졌던 우리의 고유 명절은 우여곡절을 겪고서 1989년 ‘설날’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이후 1997년 IMF때 신정과 설날을 ‘이중과세를 하면 안 된다’라고 하여 설날은 본래대로 회복됐고, 신정은 단순한 휴일이 되었다.

새해를 두고 역사 왜곡의 시련을 겪었던 우리에게 다시 새해가 밝았다. 새롭게 뜨는 햇살을 보며 올해에도 왜곡된 역사를 찾아 바로 세우는 희망찬 해가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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