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바퀴 넘은 13세 소년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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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조로증' 앓고 있는 홍원기군, 콜롬비아 미구엘군과 제주 방문
▲ 제주한라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은 소아조로증 환자 홍원기군과 미구엘군.

국내 유일의 프로게리아신드롬(소아조로증) 환자인 홍원기군(13)과 홍군의 콜롬비아 친구이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미구엘 살라스군(13)이 새로운 희망을 찾아 제주를 방문했다.

 

홍군과 미구엘군은 4일 제주한라병원 소아과를 방문, 김우진 진단검사학과장으로부터 진찰을 받았다.

 

2500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나는 희귀질환인 소아조로증은 일반인보다 노화가 빠르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동맥경화와 고혈압, 심근경색과 뇌경색 등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 20세가 최대 수명으로 알려졌다.

 

홍군과 미구엘군은 올해로 13세로 키가 1m 남짓한 어린아이의 모습이지만 의학적으로는 신체적 나이가 이미 80세를 기록한 상태다.

 

홍군과 미구엘군의 이번 제주 방문은 2014년 노쇠현상에 대한 연수를 위해 미국 프로게리아재단을 방문했던 김우진 과장과의 인연으로 이뤄졌다.

 

홍군과 미구엘군은 미국 프로게리아재단에서 처방 받은 약물을 복용했으나 너무 강한 약효과로 고통이 수반돼 결국 홍군은 5일만에 투약을 중단했다.

 

미구엘군의 경우 4년간 투약을 이어왔지만 최근 급격한 통증을 동반한 질병의 악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족들이 미국 프로게리아재단에서 알게 된 홍군의 아버지인 홍성원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 제주를 방문하게 됐다.

 

제주한라병원은 앞으로 주기적으로 홍군과 미구엘군의 신체를 살피며 증세가 악화되지 않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검사를 담당한 위호성 소아청소년과장은 “현재 신체발육이 동년배에 비해 1% 미만 수준으로 사춘기에 따른 2차 성징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혈압은 정상이지만 혈관의 문제로 인한 심근경색과 뇌경색이 우려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진료 과정을 관리할 김우진 과장은 “아쉽지만 현대 의학으로는 노쇠현상이 벌어진 신체를 치료할 방법은 없다”며 “다만 아이들의 앞으로의 삶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Q.O.L(quality of life, 삶의 질)을 높이는 방면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군과 미구엘군은 한동안 제주에 머물며 진료를 받고 제주관광에도 나설 예정이다.

 

제주방문에 대한 소감과 새해 소감을 묻는 질문에 홍군은 “올해에는 키가 120cm가 넘었으면 한다”며 “제주에서 미구엘군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구엘군은 “지금까지 눈을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원기와 함께 눈싸움을 해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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