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관님 이쪽으로 오세요. 보여 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 예. 특별한 볼거리라도 있습니까?”
“바로 이 나무가 어제 자문관님이 보고 싶다던 산달우드입니다.”
“아, 그래요! 보게 돼서 너무도 기쁘군요.”


오늘 리키사주 모바라 호수 근처에서 식목행사를 했다. 주 산림국장이 특별히 나를 기억하여 이 귀한 나무를 보여주며, 산달우드는 힌 것도 있지만 빨간 것도 있다고 설명을 곁들인다.


산달우드(Sandalwood)! 내가 그토록 만나보고 싶어 했던 백단목을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이곳 말로는 아이 까멜리(Ai Kameli)라고 부르는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나무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부터 백단목에 대해서 많이 들었고, 동티모르에 가면 우선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좀처럼 이 친구를 만날 수 없었다. 동티모르의 특산 식물이 바로 백단목인데 정작 원산지에서 볼 수 없다니 참으로 큰 실망이었다.


어제 유엔 하우스에서 제주도청, UNDP, 동티모르 정부 공동주최로 ‘산림자원 관리와 생태관광제주-동티모르 우정의 숲 조성’에 대한 워크숍 있었다. 제주대학교 송교수님과 제주생태관관광협회장의 강연이 있었고, 이곳에서는 아달프레도 산림 식수 담당관의 강연이 이어졌다.

 

나는 송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처음으로 한국에서는 제주도가 황칠나무의 원산지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금 제주도는 황칠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상품들이 개발되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운반했는지 황칠나무 케이크도 가져왔다. 오랜만에 비록 한 조각이지만 제주의 바람과 거친 향이 녹색으로 물든 달콤한 빵을 맛 볼 수 있었다.


어제 나는 질의 응답 시간에 백단목이 황칠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는 나무인데, 동티모르의 백단목 현황과 분포와 활용 방안 등을 알려달라고 문의했었다. 동티모르의 10여 명의 식물, 식목 관련 전문가들이 앉았는데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나라의 산림청장에 해당하는 마누엘 멘데스 산림국장이 설명했다. 어린 백단목들이 자라고 있고 정확한 자료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리고 백단목은 아주 비싸 지금도 1KG에 80 달러 정도 한다고 한다.


티모르를 세상 밖으로 알린 것은 백단목이었다. 1515년 포르투갈 상인들이 현재의 오웨쿠시지역에 도착하여 주로 이 섬의 특산물인 백단목을 유럽으로 수출하기 시작함으로써 티모르섬이 유럽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1524년 포르투갈이 티모르섬 전체를 식민지로 편입했을 때는 이미 티모르 섬의 백단목은 거의 고갈되었었다.

 

산달우드로 만든 가구는 매우 튼튼 견고할 뿐만 아니라 나무향이 워낙 좋아서 유럽인들이 가장 탐내는 나무였다. 포르투갈인이 티모르를 식민지로 강탈한 가장 큰 요인이 바로 백단목이었다.


나는 오늘 높이 80센티 정도의 백단목을 두 그루 심었다. 한 그루는 리키사 주 산림국장과 또 한 그루는 내가 멀리 산등성이로 옮겨다 심었다. 40도의 폭염 속에 심은 산달우드가 높게 넓게 잘 자라서 동티모르의 번영과 희망을 안겨주는 거목이 되라 기원하면서.


나는 복숭아 잎을 닮은 백단목 잎 두 장을 책갈피에 넣어 두었다. 너무 소중해서 옆에 오래 두고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