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겨울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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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부국장
지난 2014년 12월 22일 팔순을 넘긴 할머니 한 분이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1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아들 이름으로 기탁해 관계자들은 깜짝 놀라게 했다.

할머니의 아들은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으면서 6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폐품과 폐지를 주워 팔았고 할머니는 이 돈을 기탁한 것이었다.

전달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을 잊지 못한 할머니는 먼저 간 아들 이름을 영원히 남기고 싶어 공동모금회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2013년에도 아들과 함께 고생해 모은 2000만원을 도내 한 성당에 기탁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은퇴한 소방관 아버지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과 함께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아버지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 2014년 정년퇴직했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소방에 입문, 각종 인명구조 활동에 참여했고 2016년 10월 울산에서 태풍 ‘차바’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다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는 “119 대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다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말연시가 되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각계의 온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일명 ‘어금니 아빠’ 사건과 소외계층 아동청소년들을 돕는다며 성금 128억원을 가로챈 비영리단체 사건들은 선의를 베풀려던 사람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 때문에 내가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부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나는 ‘기부포비아’가 확산될 우려를 낳았다.

이달 말까지 시행되는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은 ‘기부포비아’의 확산으로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의 가슴은 여전히 따뜻했다.

지난 4일 기준 제주지역 사랑의 온도는 87.3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9도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전국에서 가장 온도가 높았다.

모금액 역시 38억535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1722만원보다 11억3634만원이나 많았다.

‘기부포비아’는 기우에 불과했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도민들의 선의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도민들의 소중한 정성이 제주지역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겨울이 되고 있다.

늘 그랬듯 도민들의 수눌음 정신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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