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풍속도 무인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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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편의점은 글자 그대로 고객의 편의를 위해 늦게까지 문을 여는 소매점이다. 1927년 미국 댈러스의 제빙회사 사우스랜드가 처음 선보였다. 냉장기술을 활용해 신선한 우유와 달걀 등을 팔기 시작하면서 편의점이라는 새 업종이 태동했다.

애초 영업시간은 일반 소매점이 문을 닫는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였다.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나온 거다.

우리나라는 1989년에 들어왔다. 동화산업이 사우스랜드와 제휴해 올림픽선수촌에 세븐일레븐을 개점했다. 이후 여러 업체가 뛰어들면서 ‘편의점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랐다.

2002년 5000개를 넘었고 2010년 2만개, 2016년 3만개, 지난해 말엔 4만개에 육박했다. 퇴직자들의 희망이 ‘편의점 점주’라고 할 정도였다. 인구 대비 편의점 밀도가 세계 최고다.

▲편의점 하면 떠오르는 게 ‘알바생’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편의점에서 유니폼을 입은 알바생을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2020년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시행을 앞둬 무인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탓이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5월 잠실롯데월드에 무인편의점을 연 데 이어 이마트24도 지난 10월 전국 4개 직영점에 무인시스템을 도입했다. CU도 야간에 무인점포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 한다.

이 모두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한 실험이라는 의견이 많다. 알바생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던 편의점이 조만간 사라질 업종으로 전락하고 있는 거다.

그야말로 새해 벽두부터 몰아치고 있는 ‘최저임금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의도로 마련된 최저임금 인상이 되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16년 말 미국 최대 쇼핑몰인 아마존이 무인편의점을 연 후 이를 따르는 세계 각국의 열기가 대단하다. 그중 일본과 중국의 무인편의점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

현재 실험단계인 우리의 무인편의점은 신용카드로 인증을 받아야 출입문이 열린다. 물건을 셀프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은 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도난 방지를 위해 보안이 더 철저하게 운영되는 게 일반 매장과의 차이다.

어쩌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신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일런지 모른다. 허나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안이 알바생들의 일자리를 위협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 정책은 저소득층과 취약 계층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그와 달리 제일 먼저 비정규직, 알바생 등이 타격을 입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알바생까지 모두를 만족시킬 묘안은 정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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