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부지역 눈폭탄에 월동무 농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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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입으면 전량 폐기해야…날씨 제때 풀려야 피해 적어
▲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내린 폭설로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월동무밭에 눈이 쌓여있다.

“눈도 정도껏 내려야지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3~4일 지켜봐야겠지만 걱정이네요.”

 

기상관측 이래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제주 동부지역에 2001년 이후 최다 적설량(22.5㎝)을 보인 가운데 월동무 재배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이틀 동안 ‘눈 폭탄’을 맞은 월동무 농가들은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경우 폭설에 따른 동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성산읍 온평리에서 농지 2만3000㎡에 월동무 농사를 짓는 이모씨(59)는 “월동무 밭에 눈이 쌓이면 일시적으로 보온 효과가 있지만 눈 녹는 시기가 길어지면 동해 피해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좀 더 두고봐야 하지만 날이 일찍 풀리지 않으면 많은 농가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지역에는 2016년에도 폭설이 내렸지만 다행히 비가 일씩 내려 월동무를 덮은 눈을 녹이며 동해를 피해갔지만 올해는 날씨가 도와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동만 성산읍월동무생산자협의회장은 “땅이 얼어붙어 월동무가 동해 피해를 입으면 스폰지 현상으로 전량 폐기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3~4일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농가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월동무 농가들은 이번 폭설을 마지막으로 날씨가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헌 서귀포시 성산읍장은 14일 “폭설에 따른 농가 피해는 현재까지 시설하우스 1농가에 그치고 있지만 월동무의 경우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며 “날씨가 일찍 풀리지 않고 땅이 얼 경우 피해는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오는 21일까지 폭설에 따른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월동무 등 밭작물 피해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면서도 “성산읍과 안덕면, 대정읍 등 월동무를 심은 농지 500㏊에 쌓인 눈이 일찍 녹지 않을 경우 농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폭설로 성산읍 온평리에서 한라봉과 방울양배추를 심은 하우스 7동 중 2동이 무너지고 표선면 토산리에서 천혜향 묘목을 심은 하우스 9동 중 3동에서 천장 일부가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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