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적설에 두손 들고 마비된 제주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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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제주에 몰아닥친 1월 한파는 또다시 제주국제공항의 마비사태를 불렀다. 고작 4㎝ 적설량에 맥을 못춰 이날 하루에만 3차례나 활주로가 폐쇄됐다. 5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248편이 결항되고 140편이 지연됐다. 2016년 1월 23일부터 사흘째 45시간 동안 전면 통제되는 항공대란을 겪은 지 2년 만이다.

제주공항은 제주의 하늘길이 열리는 관문이자 연간 이용객이 3000만명에 육박하는 기점이다. 해외 노선을 잇는 국제공항이기도 하다. 그런 제주공항이 평이한 폭설로 활주로가 폐쇄됐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같은 날인 11일 광주 등 다른 공항에선 10㎝ 이상의 적설에 강풍까지 불었으나 활주로가 폐쇄된 일은 없었다. 2년 전과 견줘서도 4분의 1도 안된 4㎝ 눈을 감당 못해 공항 운영이 마비된 건 문제다.

이 모든 게 제주공항의 폭설 대응책이 부족한 탓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공사는 제설제와 고속송풍기, 제설차량 등을 동원해 눈을 치웠지만 역부족이었다. 항공기 표면의 얼음을 녹이고 결빙을 방지하는 제빙(除氷)·방빙(防氷)시설도 모자랐다. 작업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운항이 재개된 후에도 지연 운항이 속출한 것이다.

이처럼 하늘길이 막혀 제주공항에서 밤을 보낸 체류객은 대략 2500명이다. 3층 여객청사가 거대한 대피소로 재연된 게다. 그나마 다행스런 건 비상상황에 따른 체계적 매뉴얼 운영으로 큰 혼란 없이 심야 체류객 문제가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상 악화로 항공기가 결항될 때마다 제주공항은 이렇듯 북새통을 이룬다. 항공편이 끊기면 수천 명이 공항 대합실에서 쪽잠을 자기 일쑤다. 큰 눈이 올 때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지만 개선될 기미는 더디기만 하다.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자칫 안전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제주공항의 난리는 폭설에 의한 천재지변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렇더라도 사후 대응이 허술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공항의 제설능력을 키워 유사시 그 혼란을 최소화하는 일이 절실하다. 이상기후로 자연재난이 빈번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번 일이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기회가 돼야 하는 건 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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