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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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시초인 ‘처음’은 우리 인생사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모든 사람이 ‘처음’과 맺은 인연을 가슴깊이 새긴다. 그것은 아련한 추억으로 늘 우리 곁에 머문다. 부모의 손을 잡고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던 날의 기억은 항상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그뿐인가. 첫사랑, 첫키스, 첫 경험이 그렇고, 첫날밤도 그렇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뻔한 스토리임에도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우리 모두 가슴 한 켠에 묻어둔 ‘처음’에 대한 추억을 톡톡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삶은 끊임없이 ‘처음’과 대면해 도전하고, 성취하고, 그러면서 한편으론 추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만남에 있어 첫인상도 중요하다. 그것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상당 부분 규정해 버린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비친 대통령의 첫인상은 어떨까. 대통령의 이미지는 취임식 때의 모습만으로 형성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에 대한 이미지가 구체화된다. 그러나 그 기간은 대단히 짧다. 취임 후 단 몇 주일만에 판가름이 난다. 정가의 통념을 따르면 그 기간은 대략 취임 후 첫 100일이다. 이 때가 되면 국민들은 ‘우리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결정해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인상은 돌처럼 단단히 굳어져 집권기간 내내 대통령을 따라다닌다. 이것은 일종의 군중심리에 속한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탁월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그는 취임 초기에 국민에게 심어준 강렬하고 여유있는 이미지로 국민 동참을 이끌어내면서 모든 난관을 극복했다. 그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잇따른 역대 대통령의 실패로 국민들은 레이건도 그저 그럴 것으로 평가 절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뜻하지 않은 기회를 맞는다. 취임 100일이 채 못 돼 발생한 대통령 저격사건은 그를 ‘영웅’으로 만든다. 가슴에 총탄을 맞아 수술실로 옮겨가던 도중 레이건은 의사에게 “나는 당신이 철저한 공화당원이길 바란다”며 유머와 쾌활함을 잃지 않았다. 국민은 그의 여유와 인간적인 모습에 감격했다.

5개월 후 두 번째 기회가 찾아온다. 전국의 항공 관제사들이 파업하자 그는 자신의 원칙을 제시해 단호하게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국민은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그의 말과 행동에 다시 한 번 감동한다.

노무현 대통령. 그 역시 취임 100일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경구대로라면, 지금 그에겐 너무도 많은 기회가 주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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