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에 덜덜 떨어야 하는 버스승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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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개편과 함께 교체된 버스승차대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비가림시설은 돼 있지만 측면이 휑하니 뚫린 구조여서 악천후 땐 이용객들이 추위에 떨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승차대가 무려 256곳에 달한다. 궂은 날씨마다 눈과 칼바람이 여과없이 통과해 비가림막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도내 승차대 3033곳 중 1174곳(39%)은 비가림시설조차 없는 곳이다. 5곳 중 2곳은 눈비 맞는 정류소라는 얘기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악천후에 버스를 기다리는 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겨울엔 눈과 칼바람에 덜덜 떨어야 하고 여름엔 땡볕에 시달려야 한다. 그만큼 시설사업은 요원한 실정이다.

게다가 환승정류장에 설치된 온열의자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승차대 안까지 몰아치는 눈비로 모두 젖는 탓에 있으나마나한 시설로 전락한다는 거다. 교통편의시설인 만큼 발주 전부터 이용에 편리한 구조를 고민할 수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대중교통 체계가 전면 개편된 지 5개월째지만 주민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건 이런 요인들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일 터다. 겨울철 이용객을 위한 보완책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일부 지자체의 현장행정을 참고할 일이다. 근래 서울 자치구와 대구시 등은 버스정류소 곳곳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바람막이 천막을 설치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동장군대피소’로 생활밀착형 모범사례로 꼽힌다고 한다.

실상 제주에서 버스는 도민들의 중추 운송수단이다. 2016년 말 기준 도내 시내·외 버스 이용객은 연인원 5670만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15만5000명이 버스를 이용했다. 도민 4명 중 1명은 버스를 타는 셈이다. 자가용이 보편화됐다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결코 적지 않다. 그야말로 버스는 최고의 서민의 발인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도 당국이 버스교통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건 당연하다. 추위 타는 승차대와 불합리한 노선 등 미숙한 시스템을 바로 잡아 불편사항을 줄여나가는 것이다. 제주가 대중교통 천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버스 이용이 승용차보다 편리해야 한다. 30년 만에 그 체계를 대수술한 만큼 연착륙을 이끌어내야 할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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