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유조선 기름 유출, 철저히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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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중국해에서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한 이란 유조선의 기름유출 상황이 심상치 않다. 기름이 계속 새나와 역대급 환경재해로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배에는 13만t이 넘는 콘덴세이트(응축유)가 실려있다고 한다. 무려 1400개의 주유소를 채울 수 있는 분량이다. 지금도 계속 기름이 유출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새어나온 기름으로 인한 오염 면적이 급속히 확산된다는 점이다. 침몰 당일인 14일 10㎢에서 다음날 6배로 늘어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기름띠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해양국은 주변 수역 수질이 벌써 4급 정도로 악화됐다고 전하고 있다. 주변 생태계 여파가 재앙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진단이 많아 걱정이다.

특히 기름 오염이 한국이나 일본에도 피해를 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유조선 침몰 위치는 제주 서귀포에서 남서쪽 520㎞ 떨어진 지점이다. 이 시간에도 겨울철 북서풍과 조류를 타고 기름띠가 일본 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제주해역을 포함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예찰활동을 통해 기름의 확산 경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게 관건이다. 넓은 바다에서 기름이 어디로 흘러갈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해류의 흐름과 풍향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 제주도와 해경, 기상청 등 유관기관과 해양환경 전문가의 공조 시스템이 필요한 대목이다.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제주도가 도내 11개 수역에 대해 예찰활동을 벌였지만 아직까진 특이사항은 없다고 하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결코 안심할 일이 아니다. 2008년 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 당시 타르 찌꺼기가 제주해안까지 들이닥쳤기에 하는 말이다. 설마하니 제주 바다까지 밀려오진 않겠지 하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당국의 안일하기 짝이 없는 대응에 청정 제주바다 방제에 초비상이 걸렸던 거다.

이번 사고 선박 기름의 20%만 유출되더라도 그 피해규모는 1987년 알래스카 유출사고에 필적할 수 있다 한다. 기름띠가 언제 제주 코앞까지 들이닥칠지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사시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방제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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