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리조트와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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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근, 제주관광대학교 관광경영과 교수
복합리조트인 제주 신화월드가 공식 개장을 앞두고 홍역을 앓고 있다. 카지노 이전에 따른 영업장 면적 확대에 대하여 정치권, 시민단체, 일반 도민 등 관련 주체들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로 대표되는 게이밍 시설과 호텔, 컨벤션, 테마파크, 공연장, 쇼핑몰 등이 함께 들어서는 체류형 대규모 휴양 시설로 ‘오감 만족형 융복합 관광시설’이라고도 불린다. 단순히 여러 관광시설이 모여 있다고 해서 복합리조트가 아니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 사업에서 발생되는 수익을 리조트 내 호텔, 테마파크, 공연장 등 다른 시설뿐만 아니라 투숙객 또는 방문객의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도 투자되면서 관광 효용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사업 방향에서 복합리조트는 카지노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선진 관광 사업 모델로서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0년 리조트월드 센토사와 마리나베이 샌즈, 두 복합리조트의 성공으로 어마어마한 경제적 수익을 얻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경제성장률이 -0.8% 이었다가 2010년 14.5%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2009년 960만명에서 매년 평균 10%씩 꾸준히 성장하더니 2016년에는 1640만명으로 70% 이상 늘었다. 마리나베이 샌즈 하나가 만든 일자리만도 9000개가 넘고 간접고용 인원까지 합하면 무려 4만6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이 복합리조트가 개장 후 2015년까지 정부에 납부한 세금만 50억 싱가포르 달러(약 4조380억 원)에 이르며,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에 달한다.

복합리조트는 산업적으로 볼 때 건설경기 부양 및 서비스 직종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관광 산업을 부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

특히 복합리조트의 매출에서 수익원으로서 카지노가 갖는 효용가치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령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 복합리조트의 경우 카지노 시설이 전체 면적의 5% 정도에 불과함에도 매출은 30~40%를 차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복합리조트에 있는 마카오의 카지노 영업장 면적은 매우 크다. 플라자 마카오가 1만500㎡로 가장 작고, 2011년 개장한 갤럭시 마카오는 카지노 면적이 3만9000㎡이다. 반면 제주신화월드는 카지노 영업장 면적이 5581㎡로 복합리조트 전체 건축면적의 4.5% 미만으로 해외 선진 복합리조트 시설에 비해 그 면적이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복합리조트 산업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당장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 맞춰 경기부양 방안으로 복합리조트 산업을 육성해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겠다며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IR 정비 추진법안’을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전국에 1200개가 넘는 파친코가 성업 중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카지노 운영은 금지해 왔던 일본이 카지노에 대한 빗장을 풀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제관광시장에서 제주라는 관광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제 관광 시장의 흐름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대 관광은 방문객 수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질적 관광을 추구한다. 제주에 처음으로 문을 여는 복합리조트인 제주 신화월드가 제주 관광의 한계였던 고품격 관광과 야간 관광을 활성화시키고, 대기업이 없는 제주에 글로벌 관광기업으로 제주도민과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면 복합리조트는 미래 제주 관광에 그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미 건설이 이루어지고, 일부 시설이 운영에 들어간 만큼 제주도 행정당국, 정치권, 지역민 공동체가 한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제주신화월드를 세계적인 복합리조트로 키워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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