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유물 수집·보관만 하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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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ㆍ3평화기념관은 제주4ㆍ3의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제주시 봉개동 제주4ㆍ3평화공원 내 위치해 있다. 총면적 1만1455㎡에 지하 1층ㆍ지상 4층 규모다. 4ㆍ3 60주년이었던 2008년 문을 열었다. 현재 그곳엔 희생자 유품, 사진, 문서 등 4ㆍ3 유물 5683점이 소장돼 있다.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알리는 교육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수집된 것이다. 유물 중 상당수는 4ㆍ3평화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2006년에 전개된 ‘제주4ㆍ3 자료 수집 범도민운동’과 그간의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 등을 통해 확보됐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가 수천만원을 들여 사들인 유물들도 있다. 지난해 구입된 4ㆍ3 유물만도 227점에 이른다.

하지만 4ㆍ3 유물 가운데 극히 일부만 전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3ㆍ1사건 판결문, 제2연대 제주도 주둔기, 미군의 제주도 작전지도, 목총, 탄피 등 불과 112점만 일반에 공개되고 있는 거다. 나머지 유물들은 빛을 보지 못하고 수년째 4ㆍ3평화기념관 내 수장고에 방치돼 있는 상태다. 작금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더군다나 수장고에 보관 중인 4ㆍ3 유물을 활용한 기획전시도 지금까지 단 1회에 그치고 있다. 당초의 유물 수집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연한 반응이다. 4ㆍ3에 대한 기억과 배움, 성찰 등으로 화해와 상생의 4ㆍ3 정신을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어서다. 갑갑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4ㆍ3 유물은 당시의 끔찍했던 참상을 현실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거기엔 희생자와 유족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4ㆍ3에 대한 생생한 역사를 오늘날에 증명할 자료로 이만한 게 없다. 그런 점에서 4ㆍ3 유물은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 중 하나인 제주4ㆍ3의 진상을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는 도구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기념 특별전 등 기획전시 활성화 등을 통해 4ㆍ3 유물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건 그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제주 4ㆍ3이 발발한 지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런 만큼 유물을 활용해 4ㆍ3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고 미래를 모색하는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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